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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행 10개월…SK, 현대, 아모레퍼시픽만 나선 ‘RE100’ 이행 수단은? [비즈 360]
산자위 2022 국정감사 이슈분석
전력거래계약 건수 저조 지적
[123rf]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내 기업들이 ‘RE100’ 캠페인에 앞다퉈 가입하는 등 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제도는 정작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최근 발간한 ‘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전력구매계약(PPA) 제도가 시행된 이후 전력구매 계약은 단 2건(5월 1일 기준)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제도를 시행한 2021년도에도 기업들은 한전에 녹색 프리미엄을 구매하는 방법 또는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하거나, 재생에너지 시설을 자체 건설하는 방법을 통해 RE100을 이행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사용자들이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실제로 사용하기보다 단순히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 더 많이 쓰인다는 의미다. 가령 녹색 프리미엄의 경우 전기소비자가 전기요금 외에 자발적으로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는 제도다. 기업들이 납부한 녹색프리미엄 재원은 산업부·한전의 재생에너지 재투자 사업에 사용되기는 하나 다른 재생에너지 조달 수단과 달리 투자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추가성’이 낮아 해외에서는 RE100 이행 수단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가장 효과적인 재생에너지 조달 수단으로 평가받는 방식은 PPA다. PPA는 전기 사용자들이 전기공급 사업자와 계약해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고, 장기 공급 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미국, 중국, 유럽의 사업장에서는 2020년부터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2022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에서 “REC구매에서 전력수급계약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PPA가 국내에서도 도입됐다. 한국전력공사의 중개를 통해 전기공급 사업자가 전기 사용자에게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판매하는 ‘제3자 PPA’ 방식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고, 같은해 10월 전기사업법이 개정되면서 한전의 중개 없이 공급자와 사용자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직접 PPA’가 동시에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PPA 시행 이후 현재까지 실제로 계약이 된 사례는 4건이다. SK E&S는 지난 3월 아모레퍼시픽에 20년간 연 5㎿ 규모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는 내용의 직접 PPA를 체결한 바 있다. 한전의 중개 없이 전기 사용자와 공급자간 직접PPA를 맺은 국내 첫 사례였다. 한전 중개를 통한 제3자간 PPA 계약도 지난 4월 처음으로 이뤄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에이치디충주태양광1호로부터 연 재생에너지 전력을 20년간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6월 제3자간 PPA 계약을 한 건 더 체결하고, 지난 1일 SK E&S는 그룹 계열사인 SK스페셜티와 직접 PPA 계약을 체결했다.

PPA가 저조한 이유로 산자위는 “망 이용료 부과, 수수료 지불 등으로 인한 높은 전력 이용요금이 지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PPA 방식으로 전력을 도입할 경우 한전에 송배전망 이용요금이 발생하는데, 국내 전력시장 구조상 이를 전기 사용자인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제반비용을 모두 고려했을 때 기업의 입장에서는 더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을 이용하거나 타 대체 가능한 RE100 이행수단을 고려하는 반면 PPA를 통한 재생에너지를 이용할 유인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높은 전력 이용요금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망 이용요금에 대해 가격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 동안 망이용 요금에 대한 부과를 면제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기존 산업용 전기요금을 통해 한전의 송배전망에 대한 사용료를 내고 있음에도 PPA에 포함된 망 사용료를 이중 부담하게 되므로 제도적인 개선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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