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ML 기반 글로벌 고객경험관리 플랫폼 서비스 기업
“韓 디지털전환 가장 빠른 나라, 고객이 기업 디지털전환 가속화”
“가장 먼저 고객의 정확한 목소리 들어야”
라지 토마스 스프링클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스프링클러 제공]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한국은 특히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가장 빠른 나라입니다. 한국의 고객 성향이 기업의 디지털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경쟁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고객 목소리를 듣고 지속적인 혁신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지 토마스 스프링클러(Sprinklr)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서울 잠실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빠른 디지털전환 속도에 맞춰 기업 경영 혁신을 위한 고객경험관리(CXM)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CXM 기업인 스프링클러는 인공지능(AI)와 머신러닝(ML)을 기반으로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기업 홈페이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경험을 분석한다. 지난 2009년 설립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 증시 시총 4대 기업을 포함, 포천 100대 기업 중 80곳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글로벌 26개 지사가 1000여개 기업과 협업하고 있으며 국내는 삼성, LG, 현대, 기아 등 주요기업들이 고객사다.
국내 기업들은 최근 몇 년 간 고객경험(CX)을 중시하며 이를 판매, 홍보·마케팅 등 경영활동에 접목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가치있는 고객경험’을 언급하며 매년 ‘고객’과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도 최근 CX와 디지털전환(DX)의 시너지를 통한 경영성과 창출을 주문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신설하고 CX에 주력하고 있다.
매달 시장에 새로운 기능을 갖춘 신제품이 대거 출시되고 소셜 채널들도 우후죽순 생겨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고객경험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LG전자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난 2018년부터 플랫폼을 도입해 제품·홍보·브랜딩 활동 등에 활용하고 고객반응을 얻고 있다. 다양한 채널에서 고객의 정확한 메시지를 직접 듣고 분석해 글로벌 홍보전략을 수립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뿐 아니라 삼성전기,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B2B(기업간 거래) 기업들도 고객사의 CX 분석이 중요하다. 디스플레이 화질이나 카메라모듈의 ‘카툭튀(스마트폰 카메라가 튀어나온 것)’ 등에 대한 고객경험을 수집하고 고객사들에 인사이트를 제시해야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라지 토마스 스프링클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스프링클러 제공] |
-한국 기업들의 고객경험 경영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 대기업들은 전반적으로 고객 중심의 경영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삼성도 그렇지만 구광모 LG 회장 등도 고객경험 경영을 중심에 두라고 하면서 고객이 알아차리기 전에 기업이 먼저 고객을 위해 서비스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스프링클러의 고객은 주로 대기업이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이다. 많은 기업이 비슷한 상황인데 조직 구조가 복잡하고 내부적으로 서로 다른 하위 조직이 흩어져 있어 같은 기업이지만 다른 얘기, 다른 고객경험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고객들은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데 이외에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최전선에 있는 기업의 관련 부서는 어떤 식으로 고객경험을 파악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에 만난 대기업 임원들은 고객 목소리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들을 수 있는지 고민이 많았다. 회사나 제품 브랜드가 소셜미디어나 디지털 채널 등에서 많이 회자되는데 어떻게 하면 고객 목소리를 잘 듣고 이를 경영에 접목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했다.
-고객경험은 왜 중요한가.
▶고객은 광고는 물론 스토어, 유튜브, 홈페이지, 고객센터 등에서도 기업과 브랜드를 보고 느낀다. 다양한 터치포인트(접점)에서 경험을 쌓고 브랜드를 인지하기 때문에 기업은 고객경험을 지속적으로 향상하고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 세계가 디지털로 연결됐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고객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빠르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기업은 고객들이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해주길 바라지만 실제 고객은 기업보다는 고객들끼리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얘기하는 걸 잘 믿지 않는다. 오히려 소셜 인플루언서의 이야기를 믿는 세상이 됐고 이들의 얘기가 현실이 된다. 기업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 회자되는 얘기가 현실이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중요하다. 기업이 고객의 눈을 통해 자신을 보지 못한다면 고객을 잃을 것이고 경쟁력도 잃을 것이다. 이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고객경험, 무엇이 중요할까.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 듣고 이해하고 이해한 걸 가지고 이를 접목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내부 데이터, 고객관계관리(CRM) 데이터에 집중한다. 나이, 구매이력, 사는 지역 등의 정보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는 우리 고객이 되면 확보되는 데이터다. 뒤늦게 쌓이는 래깅 인디케이터(지표)다. 기업이나 브랜드는 선행하는 리딩 인디케이터, 외부 데이터가 중요하다. 고객이 브랜드에 대해 어떤 얘길 하고 어떤 니즈들을 언급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선행지표를 잘 분석하고 기업경쟁력 강화에 고객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AI·ML 기반 고객경험 분석의 미래는.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사람과 비교해봐도 차이가 안난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다루는지, 얼마나 오래 (AI가)경험을 쌓았는지, 얼마나 좋은 알고리즘을 갖췄는지가 중요하다. AI는 사람의 (직접 정보를 수집·분석해야 하는)힘든 일들을 줄여주고 생산성을 높이면서 보다 더 중요한 일에 사람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스프링클러는 전세계 공공데이터를 전부 가져와 AI로 분류하는데 LG, 삼성이 판매하는 제품관련 데이터인지 경쟁사 정보인지, 시장 정보인지, 고객이 연락을 바라고 있는지, 불만사항인지도 파악할 수 있다. 페이스북, 링크드인, 위챗, 카카오톡, 라인 등 36개 채널의 고객경험을 하나로 통합한다. 스프링클러는 CXM이라는 새로운 사업분야를 만드는 중이다.
-한국의 고객경험에 특징적인 부분이 있다면, 코로나19 이후 전망은.
▶3개월 간 15개국을 돌아봤지만 한국은 특히 디지털 전환이 가장 빠른 나라다. 한국의 고객 성향이 기업의 디지털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택시·레스토랑 예약 등 고객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세밀하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는 디지털전환을 응축시켜 가속화했다. 5년 간 일어날 일이 2년 동안 이뤄졌다. 최전선에 있는 고객접점 부서는 고객경험을 효과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졌다. 소비자 가전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능을 갖춘 신제품이 출시되고 경쟁사들의 제품도 매달 나오고 있다. 고객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경쟁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고객 목소리를 듣고 지속적인 혁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