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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사는 왜 커피기업과 손잡았을까” 요즘 이런 ‘조합’이 뜬다는데… [비즈360]
탄소저감 시급성 방증
전환 트렌드가 업종간 경계의 벽 허물어
정유·화학·전기·전자·식품·시공·조선 등
상이업종 사업제휴 확대
로만 이루레-울피스베그 네슬레코리아 커피사업부 부문장(좌)과 장훈 GS칼텍스 Chemical사업전략부문장(우)이 업무협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재계에 친환경 전환 바람이 불면서 동종업계를 넘어 이종업계간 협력 사례가 늘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그간 산업 생태계에서는 보기 힘들었는데, 그만큼 탄소저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그린 트렌드가 업종간 경계의 벽을 무너뜨려 사업의 시너지 범위를 확대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먼저 최근에는 정유회사와 커피기업이 손을 잡았다. 국내 정유사인 GS칼텍스와 네슬레코리아가 자원 효율화와 탄소저감을 위한 순환경제 구축에 나선 것이다. 양사는 지난 4일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네슬레코리아의 폐커피캡슐(돌체구스토)을 수집, 전처리 공정을 거쳐 재활용 가능 원료로 바꾼 뒤 GS칼텍스는 이를 친환경 복합수지를 만들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이 재활용 원료로 향후 더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탄소감축 목표를 위해서는 국내 여러 에너지·화학·시공·선박 업체들이 나섰다. 지난 2일 SK에너지, SK어스온,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GS에너지 등 국내 6개사가 말레이시아 국영에너지기업인 페트로나스와 탄소 포집·저장·운송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국내 산업단지에서 발생된 이산화탄소를 포집, 국내 허브에 집결한 후 말레이시아로 이송·저장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사업개발주관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맡았고 탄소포집은 SK에너지, 롯데케미칼, GS에너지가 담당한다. 포집된 탄소는 삼성중공업이 말레이시아로 이송하며 현지 저장소 탐색과 운영은 SK어스온과 페트로나스가 진행할 방침이다.

질소생산을 위해서도 화학회사와 건설사가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은 탄소포집용 기체분리막 활용한 고순도 질소생산 기술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석유화학 공정에는 배가스(내연 기관 등에서 불필요하게 되어 배출하는 가스)라는게 발생된다. 배가스에는 이산화탄소와 함께 질소도 70% 가량 포함돼 있는데, 이를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과 함께 공장에서 활용하거나 외부에 판매할 예정이다. 그동안 질소는 석유화학의 공정 가동이나 보수 등 작업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유사·화학사가 함께 친환경 바이오 원료 상업화에 나선 사례도 있다. GS칼텍스와 LG화학은 지난달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3HP) 생산을 위한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LG화학의 발효원천기술과 GS칼텍스의 분리정제 공정기술이 한데 모아진 설비로 3HP는 친환경 발효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바이오 원료다. 양사는 2023년까지 GS칼텍스 여수공장에 3HP 실증플랜트를 구축, 시제품을 생산하고 상업화를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 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에너지·전기·가전 회사가 의기투합했다. LG전자와 GS에너지, GS네오텍은 지난 6월 국내 전기차 충전업체인 애플망고 공동인수에 나섰다. LG전자가 지분 60%를 확보하고, 애플망고는 LG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GS에너지와 GS네오텍이 각각 34%와 6%의 지분을 취득한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의 안정적 공급처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에너지는 충전기 제조부터 충전소 운영에 이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 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 확장에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밖에 삼성엔지니어링·롯데정밀화학·롯데케미칼 3사는 지난해 말 암모니아 기반 청정 수소 생산 실증화에 공동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연 800t의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를 롯데정밀화학의 울산 공장에 건설하고 수소 생산 연 1만6000t급 플랜트 설계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정유사인 S-OIL도 작년 9월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사업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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