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한 LNG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장기 적자 늪에 빠진 조선업계가 이르면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크게 올랐던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고 하반기부터는 쌓아둔 수주 물량이 건조 일정에 돌입해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조선가(새로 만드는 선박 가격) 또한 상승해 흑자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매출은 4조1886억원, 영업손실은 26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매출 1조4262억원, 영업손실 2558억원을 기록해 19분기를 이어 적자를 내고 있다.
이같은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3분기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적자 폭을 지난해 동기 8973억원, 직전 분기3964억원 보다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당초 조선 부문 흑자를 4분기 정도로 예상했는데 3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강재 가격 인하와 환율 상승 등의 요인들로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 선박 건조에 통상 2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후판(6㎜ 이상 철판) 가격은 현재 t당 120만원 수준이다. 지난 1년 새 두배 가까이 올라 하반기에 인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3~4월 t당 160달러까지 올랐던 철광석 가격이 지난달 21일에는 96달러까지 떨어졌다. 현대제철 역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원료 가격이 급락했고 시장 가격도 내리고 있어 하반기 조선사향 가격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분기까지 적자는 선박 수주와 건조 및 인도 시점에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선업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2020년 상반기까지 선박 수주난이 이어지다 하반기부터 수주량이 크게 늘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는 선박 건조량은 많지 않아 적자로 이어졌다. 올해 하반기 이후 건조 일정에 돌입해 수익성 제고에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현재 수주 잔량은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은 약 3만5000CGT(표준환산 t수·7월 기준)으로 3년치 일감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국내 조선사들은 넉넉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반기 국내 조선사 수주 물량 중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비중이 각각 41.9%과 55.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LNG선 신조선가는 척당 2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컨테이너선가 역시 지난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협상 중인 물량들이 존재해 하반기에도 상승된 선가의 수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선종에 수주가 집중된 데 따른 우려도 나온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들 2개 선종이 타 선종에 비해 노동력을 많이 요구하는 특성이 있어 인력난에 직면한 조선업계에 또 다른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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