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000㎥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세계 1위 조선업체이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26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973억원)와 비교해 적자 폭이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4조188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순손실은 1056억원으로 적자 폭이 축소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의 수주 증가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을 포함한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영업적자가 3개 분기 연속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먼저 조선 부문은 건조 물량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5.5% 증가한 3조56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후판가격 상승과 현대삼호중공업의 계약 취소에 따른 보상금이 반영되면서 2024억원의 적자를 냈다.
해양 및 플랜트 부문은 브라질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수주계약의 영향으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32.8% 증가한 1888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육상플랜트 자재비 상승에 따른 충당금 설정으로 70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엔진기계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환율 상승에 따른 공사 순익 증가로 각각 1231억원, 439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조선·해양 부문에서 총 154척, 177억7000만달러어치를 수주해 올해 목표치인 174억4000만달러의 101.9%를 달성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HD현대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7540억원, 영업이익 1조 2359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의 매출 증가는 지난 3월 연결 편입된 한국조선해양 실적이 2분기(4~6월)부터 전체 반영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부문 매출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영업이익은 정유부문의 수익성이 증가하고 건설기계 등 주요 자회사의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흑자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제마진 개선 및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 등으로 매출 8조8008억원, 영업이익 1조370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7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415.8% 늘어났다.
건설기계부문인 현대제뉴인은 중국 봉쇄 등에 영향에도 유럽, 북미 등 선진 시장과 동남아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며 매출 2조1167억원, 영업이익 112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중동 시장 내 수주 확대 및 선박용 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매출은 5401억원, 영업이익 27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도 친환경 선박 리트로핏과 선박 부품서비스 수주 호조에 힘입어 매출 3830억원, 영업이익 348억원의 실적을 냈고, 현대로보틱스도 4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하반기 조선 부문에서 고부가가치선 건조 비중 증가에 따른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석유화학 사업의 본격적인 매출 및 순익 증대가 기대된다”며, “친환경 기술 개발과 시장 특성에 맞는 영업전략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