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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四色] 청소년까지 손뻗친 마약

국내 마약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마약 관련 범죄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검찰이 국내에서 압수한 마약량은 1295.7kg으로, 역대 최고치임을 물론 필로폰, 대마초 등과 신종 마약 등 주요 마약류의 압수량이 전년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유엔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이 20명 미만인 나라를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25명을 넘긴 뒤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심각한 점은 10대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1년 41명에서 지난해 450명으로 10년 새 11배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1~6월에만 396명이 검거돼 작년 한 해 수치에 육박하고 있다. 대검찰청의 ‘마약류 백서’에 따르면 2021년 전체 마약류사범은 1만6153명으로, 전년(1만8050명) 대비 10.5% 감소했지만 최근 3년 연속 1만6000명을 상회하고 있고 특히 2021년도 전체 마약류사범 중 20~30대가 56.8%를 차지해 젊은 층의 마약류 범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약의 주요 소비층이 청소년과 평범한 가정주부에까지 확산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주점에서는 백주대낮에 함께 술을 마신 20대 남성 손님과 30대 여성 종업원이 필로폰을 투약하고 잇따라 사망한 채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숨진 20대 남성 차 안에서는 무려 2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마약 추정물질이 발견됐다고한다. 마약의 반입처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 태국, 중국, 베트남 등에서 급증하는 추세다. 마약 밀반입은 2017년 34개국에서 지난해 71개국으로 늘어 5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3월에는 태국에서 6만명 정도가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이 국내로 반입되면서 충격을 줬다.

마약의 국내 확산의 문제점은 과거처럼 은밀하게 돈을 주고 마약을 직접 받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온라인엔 마약류 은어를 검색하면 판매글이 줄줄이 올라오고, 클릭 몇 번으로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지경이다. 전문가들은 IP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과 유튜브, SNS 등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판매 광고를 접한 뒤 가상화폐를 이용해 마약을 거래하는 추세가 늘고 있고 이러한 온라인 구매 방식이 마약의 접근성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마약사범의 증가는 범죄로 이어지기에 더는 마약에 손대지 못하게 하는 재활 치료 프로그램은 중요하다. 국내 마약 관련 범죄는 마약 유통에 비례해서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에 대비하는 국가 차원의 마약사범 재활 치료 인프라는 걸음마 수준이다. 전국에는 21곳의 마약 중독 전문치료기관이 있다지만 전문인력 부족, 병상 전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은 2~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정도면 마약중독자 재활 치료는 국가적으로 포기한 것이나 다름 없지 않을까. 특히 서울에서 마약중독 치료 보호 지정병원으로 마약 중독환자의 절반 이상을 치료해오던 한 병원은 정부로부터 지원치료비를 받지 못해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일까지 있었다.

마약은 한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과 사회를 병들게 하는 확산세를 반드시 저지해야 하는 사회의 악이다. 국가 차원의 ‘마약청’ 설치도 고려해야 하는 시급한 일이다. 더군다나 미래를 책임질 우리 청소년들에게 쉽게 검은 손을 내밀지 못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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