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TSMC 보란듯…삼성 세계 첫 ‘3나노’ 파운드리 출하
25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서 출하식
경계현 사장 “파운드리사업에 한 획”
無→有 창조한 수준…'최강자’ 대만 TSMC보다 6개월 앞서
수율, 시장 기대 이상…2026년까지 고객 300곳 확대
삼성전자가 경계현(왼쪽 네 번째) 삼성전자 사장과 이창양(왼쪽 일곱 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25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세계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출하식’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삼성전자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1㎚=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출하식을 25일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개최하고 향후 평택캠퍼스까지 양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나노 양산을 통해 대만 TSMC를 처음으로 기술에서 앞섰으며 향후 양산 확대를 위해서는 수율 향상과 고객사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3나노 양산…“파운드리사업에 한 획”
경계현(왼쪽부터)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이 25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세계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출하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DS부문장)는 이날 화성캠퍼스 V1라인에서 진행된 출하식에서 “이번 제품 양산으로 파운드리사업에 한 획을 그었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핀펫(FinFET) 트랜지스터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새로운 대안이 될 GAA 기술의 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V1라인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도입된 전용라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GAA 기반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에 비해 전력은 45% 절감, 성능 23% 향상, 면적은 16% 줄였다. 2세대 공정(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 면적 35% 축소)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파운드리사업에 진출한 이후 17년간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2000년대 초부터 GAA 트랜지스터구조 연구를 시작해 2017년 3나노 공정에 본격 적용했다.

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3나노 GAA 양산기술 소개 영상. [삼성전자 제공]

이번 3나노 양산은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기술에서 TSMC를 앞선 것으로, 업계에서는 TSMC가 연말께나 3나노 양산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SMC보다 6개월 이상 빠른 셈이다.

더구나 TSMC는 핀펫 기반 3나노 양산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핀펫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GAA기술로의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TSMC는 2025년 양산 예정인 2나노 공정부터 GAA를 적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메모리반도체에서 30년간 시장을 선도해온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서도 앞선 기술로 ‘초격차’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력 강화를 강조했다.

평택으로 양산 확대…수율·고객사 확보 관건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이날 3나노 양산을 평택캠퍼스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0나노 미만 초미세 공정을 도입한 회사는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파운드리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 삼성전자가 16% 수준이지만 10나노 미만 점유율은 6대 4 정도로 분석된다. 기술력 강화와 고객사 확보로 향후 이를 5대 5 수준으로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이날 행사에서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자신감과 함께 3나노 GAA 공정 양산과 선제적인 파운드리기술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관건은 수율(양품 비율) 향상과 고객 확보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4나노 수율이 50%까지 오르고 5나노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며 3나노 수준도 기대치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나노 양산에 시간이 걸리는 TSMC를 뒤로하고 4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율 향상은 고객사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의 수주물량을 TSMC가 가져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현재 약 100곳의 고객사를 2026년 300곳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번 3나노 GAA 공정도 고성능 컴퓨팅(HPC)에 처음으로 적용하고, 주요 고객들과 모바일 시스템온칩(SoC)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삼성전자 제공]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를 위해 정부도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협력할 수 있는 세계적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가 국내에 있어야 파운드리도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유망 팹리스 30개사를 ‘스타팹리스’로 선정하는 등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은 축사에서 “치열한 미세 공정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삼성전자와 시스템반도체업계, 소부장업계가 힘을 모아 달라”며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바탕으로 민간 투자 지원, 인력양성, 기술개발, 소부장 생태계 구축에 전폭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Chip)4’ 참여는 장기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 파운드리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는 향후 20년간 텍사스주에 1921억달러를 들여 11개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생산기지 확대를 염두에 뒀다. 두 회사 모두 중국 시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동맹 내에서의 관계와 국가 전략에 따라 삼성과 TSMC의 점유율 향방도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