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SK이노 지난해 약 50% 연구개발비 확대
중국 잡을 압도적 기술력·미래 성장동력 확보 박차
삼성SDI 배터리. [삼성SDI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막강한 내수 시장과 저가 제품을 앞세워 급성장하고 있는 CATL, BYD 등 중국 기업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기술력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업계 최고 수준의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입 중이다. 2020년 8083억원이었던 연구개발비를 지난해에는 8776억원까지 8.6% 확대했다.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2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7% 이상 증가했다. 현 투자 기조가 이어진다면 올해 또 한 번 연구개발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0년 7.2%, 지난해 6.5%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SDI의 연구개발비는 주로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 개발, 스마트 공장 구축 등에 쓰이고 있다.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 ‘젠5’(Gen.5)는 올해 상반기 회사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젠5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 기술을 접목,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킨 제품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제품으로 ‘젠6’를 준비 중이다. 젠6는 양극재의 니켈 함량을 91%로 높여 젠5 대비 에너지 밀도를 10% 이상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급속충전 성능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전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수원 연구소 내에 착공한 전고체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은 전고체 전지 제조를 위한 전용 설비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전 연구소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매년 연구개발비를 확대하고 있다. 작년에만 2020년(4230억원) 대비54.6% 증가한 6540억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올해 1분기에는 1836억원을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매출 성장 폭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4.2%다. 2021년 연간 비중(3.7%) 대비 높아졌다. 2020년 연구개발비 비중이 3.4%였던 점을 고려하면 3년째 꾸준히 오르고 있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업부 개발센터(자동차·소형·ESS전지 사업부)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조직을 운영 중이다. 미국, 독일, 폴란드, 중국, 일본 등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외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적극적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과 협력하는 식이다. 리튬황, 전고체 등 차세대 전지와 차세대 플랫폼, 고용량·고에너지 밀도의 배터리 개발에도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3641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2020년(2539억원)보다 43.4% 증가한 규모다. 올해 1분기에는 825억원을 투입했다. 안전하고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기 위한 전고체 전지향 고체전해질, 리튬금속 및 셀 개발이 핵심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위(14%), SK온은 5위(7%), 삼성SDI는 6위(5%)를 차지했다. 시장 1위와 3위는 각각 CATL(34%)과 BYD(1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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