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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메뉴의 품목과 구성을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

얼마 전 아이들과 저녁으로 뭘 먹을지 고민을 하다가 오랜만에 햄버거를 먹기로 의견을 모았다. 비록 집 앞의 햄버거집에 가지만 외식 기분을 내면서 아이들 손을 잡고 갔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주문하면서 가격에 깜짝 놀랐다. 치즈버거 세트가 9000원이나 했다. 놀란 가슴에 선택한 메뉴들을 취소하고 이벤트 메뉴로 바꿔 주문했다. 그럼에도 4명이 주문한 햄버거 가격은 4만원에 가까웠다.

국민 야식인 치킨은 3만원 시대가 되면서 일부에서는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3만원에 육박하는 메뉴는 두 마리의 가격이거나 세트 메뉴 또는 배달료가 포함되었을 때의 가격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가격이 올라갔다고 보기보다는 새로운 고가의 세트 메뉴가 만들어진 셈이다.

또 롯데리아는 지난해 대비 최고 15.3%의 인상이 있었다.

배달료 인상도 가파르다. 배달료의 인상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뉴스에 올라오곤 한다. 이렇듯 메뉴 가격의 상승과 배달료의 상승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외식시장은 다시금 활기를 찾아가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왜 이런 가격 상승이 일어난 것일까? 그 이유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쟁이다. 처음엔 멀리서 시작된 전쟁이기에 많은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되기를 기도했었다. 그런데 전쟁이 지속되면서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났다. 기름값이 오르고, 식용류와 식재료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것은 바로 외식시장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장의 예상치 못한 변동은 결국 많은 외식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됐다.

다시 말해 우리는 지금 먼 곳의 다른 나라에서의 일이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의미다. 내가 작은 가게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사장이라면, 또 외식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신문과 뉴스를 꼭 읽어야 하는 이유다. 비록 나하고 지금은 관계가 없다고 여겨진다고 할 지라도 그 사건이 작은 나비의 몸짓이 되어 나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사건 기사들을 보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들을 읽고 들으면서 나름의 미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메뉴 가격의 상승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말고 원자재의 가격 등이 정상화되었을 때에는 어떻게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한 번 올린 가격을 원자재 가격이 정상화되었다고 낮출 수도 없으니 말이다. 따라서 기본 가격의 상승보다는 메뉴의 구성이나 원재료의 변화에 따른 매출 증대를 시도해야 한다. 즉 메뉴 점검을 통해 메뉴 중 퇴출해야 할 것과 세트 메뉴 등으로 재구성하거나 새로운 메뉴 개발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난 후에 가격 인상이라는 자구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하나의 언덕을 넘은 것 같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높은 언덕을 만난 기분이다. 방법은 따로 없는 것 같다. 먼저 메뉴의 품목과 구성을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상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외식경영학과 교수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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