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보(오른쪽 끝)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이 호주 세넥스에너지 로마노스 가스전의 처리시설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에너지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지난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포스코그룹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철강 중심의 사업구조를 친환경 인프라,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친환경 인프라 부문의 핵심 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할 계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와관련 포스코홀딩스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후 다양한 형태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지만 이미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합병 방식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비상장사인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르면 내달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고, 합병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최대주주는 지분 62.9%를 보유한 포스코홀딩스다. 이외에 국민연금이 9.99%를, 소액주주가 27.11%를 갖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89.02%를, 나머지 10.98%는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종합상사로 출발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철강, 에너지, 식량, 화학, 부품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 중이다. 포스코에너지와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현재 미얀마와 호주에서 가스전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NG터미널·발전소 운영사인 포스코에너지가 합병하게 되면 LNG 밸류체인이 구축, 사업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정우 회장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교두보로 LNG를 낙점하고, 그룹 내 LNG 사업 재편을 추진해왔다.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던 광양 LNG터미널 운영권을 포스코에너지에 넘겼고, 포스코·포스코인터내셔널이 분담하던 LNG 도입 업무는 포스코인터내셔널로 통합했다. 이번 합병까지 성사될 경우 LNG사업이 한 회사로 단일화되는 동시에, 그룹 전체 LNG 사업 재편 역시 마무리되는 셈이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전통적인 트레이딩(중개무역) 중심의 사업구조를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할 경우 LNG 사업뿐 아니라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내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영향력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매출 기준 그룹 내에서 포스코에 이어 2위다. 업계는 이번 인수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위상이 포스코에 버금갈 정도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사업을 대폭 확대해 ‘사업형 투자회사’로 진화하겠다는 비전에도 탄력이 예상된다. 앞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호주 5위 가스회사인 ‘세넥스에너지’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21일에는 식물단백질 플랫폼 벤처기업인 ‘바이오앱’에 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앱은 돼지열병, 코로나19 백신 등 사람과 동물의 질병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합병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두 회사의 기업가치 평가와 합병 비율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비상장사인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되고 상장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과소평가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소액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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