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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종규 KB금융 회장 “여성 부장 20%까지...” 유리천장 말고 유리벽부터 깨라
“쉽게 달성되면 목표 아냐”
다양성 초점, 신규채용 15%까지 올리고
본부·기업금융서 배제됐던 여성 적극 활용
여성 임원 비율 20%까지 목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흔히 성별, 계층 다양성을 논할때 유리천장부터 걱정하는데, 그 전에 유리벽부터 깨져야한다”

KB금융그룹이 다양성과 포용성에 초점을 둔 중장기 로드맵을 내놨다. 2027년까지 장애인, 다문화 등 다양한 계층의 신규채용 비율을 15%까지 올리고, 여성 경영진 비율을 20%까지 높이는게 골자다. 5년 후 목표라지만 현행 수치와 비교했을 때 파격 그 자체다.

KB금융그룹은 21일 발간한 ‘2021 KB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계층 및 성별 다양성 확대를 목표로 한 중장기 전략 ‘KB 다이버시티(Diversity) 2027’을 담았다. 지난 6월 다양성 부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추진 전략을 만든뒤 이를 첫 공개한 것이다.

‘Diversity 2027’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경쟁력으로 삼아야한다는 주문에 따라 만들어졌다. 윤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임원 20%, 팀장 30%, 팀원 40%를 여성으로 채워야한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여성으로 표상되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성별, 계층을 초월해 다양한 인력을 흡수해야한다는 취지다.

KB금융은 타 금융사 대비 여성인력을 요직으로 발탁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로 꼽힌다. 2020년에는 금융사 중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 2인을 선임했으며, KB증권과 KB신용정보에 각각 박정림 대표, 조순옥 대표 등 여성 CEO를 앉혔다. 통상 여성 인력을 활용할 때 자산관리(WM), 여신업무 등에 배치한 것과 차이가 있다. 지주 내 신설한 ESG본부에는 당시 ESG전략부 부장 출신인 문혜숙 상무를 뽑았다.

목표 또한 파격적이다. KB금융그룹은 장애인, 보훈, 다문화, 기초생활수급자 등 다양한 계층의 신규채용비율을 1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양성평등을 구현하기 위해 여성 리더(부점장 및 경영진) 비중을 20%까지 올리고, 여성 핵심전문가(본부팀장 및 은행 기업금융팀)를 3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그룹의 채용 다양성 비율은 9.8%, 여성 경영진 비율은 6.6%다. 본부 여성 팀장 비율이 11%에 그치는 것을 고려하면 꽤나 높은 목표치다.

능력과 관계없이 성별만으로 인력을 육성했을 때, 조직 내 갈등이 생길 수 있는만큼 편견없는 인재 양성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KB금융 관계자는 “흔히들 양성평등을 얘기하면 위를 깨는 유리천장만 얘기하는데, 사실은 수평적으로 막혀있는 유리벽을 깨는게 매우 중요하다”며 “남자직원들로 구성됐던 기업금융, 본사 기획 등에도 성별과 관계없이 인력을 배치해 조직을 발전시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2023년까지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인력확충 제도를 마련하고, 2024~2025년에 고도화를 거쳐 2026~2027년에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로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목표치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어 임직원 뿐 아니라 ESG 전문가에게 다양한 의견을 구했다”면서도 “쉽게 달성할 수 있는건 목표가 아니라는 의견을 받고,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자 세부 계획을 외부로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에는 ‘기후변화 대응(TCFD)’, ‘지속가능한 금융’ 등을 다룬 스페셜 리포트 및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환경경영, 사회적 책임 등이 담겼다. 기후변화 대응 보고서 부문에서는 ‘TCFD 기후정보 공시 권고안’의 4대 영역인 ‘지배구조’, ‘전략’, ‘위험관리’, ‘지표 및 목표’와 각 항목에 대한 KB금융그룹의 현황, 목표, 성과 등을 소개했다.

‘지속가능한 금융’ 보고서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그린 웨이브(Green Wave) 2030’ 전략을 넣었다. 이밖에 친환경 대출·투자 사례와 중소기업의 ESG 경영활동 지원을 위한 ‘KB ESG 컨설팅 서비스’ 등도 소개했다.

윤 회장은 CEO 메시지를 통해 “기후변화 위기를 헤쳐가고 인류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생명이 공존하기 위한 길, ESG 기반의 금융상품 혁신을 통해 우리 사회와 경제의 변화를 이끄는 길,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관을 존중하고 포용함으로써 ‘다름을 경쟁력’으로 만들어 나가는 길, 이 모든 길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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