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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수감 외국인 마약사범, 3년 새 3배…“검거, 만능 아냐”
국내 수감 외국인 마약사범 3년 새 3.4배
2018년 126명→2021년 425명
올해 6월까지 516명…작년 인원 넘어서
마약사범 국적 泰·中·베트남·러 순
“외국인 마약사범 대책 필요”
“검거·방치 시 사회적비용 커”
마약 관련 이미지.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 시흥시, 서울 구로구 등에서 마약을 매수·투약한 중국 국적 외국인 A(39) 씨. 그는 지난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A씨에게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을 40시간 이수하도록 함께 명령했다. A씨처럼 실형을 선고받고 국내 교도소에 수감되는 외국인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

20일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마약범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외국인은 2018년 126명에서 지난해 425명으로 3.4배 늘었다. ▷2019년 222명 ▷2020년 299명에 이어 계속 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교도소에 수감 중인 외국인 마약 사범은 516명으로 지난해 인원을 이미 초과했다.

외국인 사범 증가는 경찰도 주시하고 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달 18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초범 증가 ▷저연령화 ▷온라인 거래 확산 등과 함께 최근 마약범죄의 4가지 특징 중 하나로 외국인 사범 증가를 언급됐다. 김 청장은 “외국인 관련 외국인 커뮤니티 첩보와 관세청 협업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대검찰청의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류 사범의 국적별 순위는 2018년에는 중국이 1위였으나 2019년부터 태국으로 바뀌었다. 60여 개 국가의 외국인들이 매년 마약범죄로 국내에서 단속된다. 지난해 기준 가장 많은 마약류사범이 단속된 국가는 ▷태국 888명 ▷중국 504명▷베트남 310명 ▷러시아 147명 ▷우즈베키스탄 128명 ▷미국 114명 순이었다.

검찰은 외국인 마약사범 증가 원인으로 국제 교류 증가에 따라 본국에서 가져온 마약을 동료에게 판매 또는 함께 투약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태국인들은 건설·공장 근로자들이 야바(합성마약) 등을 밀반입·투약한 사례가 많은 점 ▷미국 일부 주(州) 대마 합법화로 국내 밀반입이 늘어난 점 ▷지난해에는 신종 마약 JWH-018(일명 ‘스파이스’)을 제조·판매한 범죄조직 등 러시아·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마약사범이 늘어난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법원이 지정하는 약물중독 재활교육 대상 외국인 수도 증가 추세다. 법무부에 따르면 마약으로 인해 심리프로그램을 받는 외국인도 2018년 67명에서 ▷2019년 64명 ▷2020년 103명 ▷2021년 171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올해는 6월 기준 외국인 98명이 마약류 사범 심리프로그램 대상이 됐다.

법무부는 치료감호자 수용관리 사업을 통해 마약 등 약물중독·정신성적 장애를 가진 범죄자에 대한 치료 목적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자는 크게 ▷마약·알콜중독자 ▷범법 정신질환자 ▷정신성적 장애자로 나뉘지만, 법무부 기금운영계획에 따르면 예산은 합쳐서 관리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들의 마약범죄 또한 향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올해 5월 서울 구로구에서는 40대 외국인 C씨가 마약을 투약하고 이유 없이 60대 남성을 때려 숨지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전문가는 장기적 사회적 비용 절감을 위해 외국인 마약 사범에 대한 관심도 필요한 부분임을 강조했다. 이범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마약퇴치연구소장(아주대 약대 교수)는 “현재 외국인 마약사범에 대한 대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검거가 만능이 아니라 질환이라는 인식 전환을 통해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치된 마약사범이 우리 이웃일 수도 있고, 그로 인한 사고의 피해자가 내 가족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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