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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첫 4년연속 무분규 타결...“노사관계 새지평” [산업현장은 지금]
임금 10만8000원 인상 등 61.9%가 찬성
생산·판매감소 위기반영...상생문화 확산
‘평행선’ 달리는 르노·지엠에 영향 미칠 듯

현대자동차가 4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으며 노사 관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정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전체 조합원 4만6413명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3만9125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2만4225명(61.9%)이 찬성해 잠정합의안은 최종 가결됐다. 올해 합의안은 임금 10만8000원(수당 포함) 인상, 성과·격려금 300%+550만원, 주식 20주(약 36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5만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울산공장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내년 상반기 생산·기술직을 신규 채용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또 노사는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 대응과 연계해 직군별 특성에 맞게 임금제도를 개선하고, 연구직군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내년 3월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가결로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가게 됐다.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은 현대차 역사상 최초다. 노조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한·일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파업을 자제했다.

한때 노조가 파업권까지 확보하며 첨예하게 대립하는 듯했지만, 회사가 올해 임금 인상 수준을 역대 교섭과 비교해 많이 제시하고, 국내 공장 건설과 인력 채용 등 통 큰 결단을 내리면서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국내 신공장 건설과 10년 만에 생산·기술직을 신규 채용하기로 한 것도 이번 협상의 결실이다. 신공장은 약 2조원을 투입, 울산에 들어선다. 내년 착공해 2025년 완공이 목표다. 국내 신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이 지어진 이후 29년 만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 적체가 여전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공장이 폐쇄되는 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노사가 위기를 같이 극복하자는 상생 문화를 형성했다는 점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실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생산과 판매 모두 감소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2년 상반기 및 6월 자동차 산업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량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 감소한 177만9044대로 집계됐다. 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감소한 80만7605대 판매에 그쳤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 공급망 문제가 생산과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초 4년 연속 무분규 등 새로운 노사 관계에 대한 희망을 보게 됐다”며 “회사가 최근 개선된 경영 실적 등을 고려해 선도적으로 교섭에 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의 무분규 타결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 등 다른 완성차 업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다년 임단협 합의’ 등을 두고 노사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국지엠은 출근 투쟁 등을 통해 사측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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