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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이어 애플·SK하이닉스까지…고용투자 축소·보류
국내외 빅테크기업 경기둔화 선제대응
블룸버그 “실적견조 애플 신중기류 주목”
SK하이닉스도 청주공장 증설 최종 보류
구글 CEO도 “올 채용 늦출것” 직원 e메일
MS 감원이어 메타도 신규채용 30% 축소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도 ‘해고 칼바람’ 불듯
빅테크 ‘고용한파’ 다른 산업 전이 우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주요 기술 기업들이 고용을 축소하고 투자를 보류하는 등 긴축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애플, 구글, 메타, SK하이닉스 등 실리콘밸리 대형 기술 기업들이 고용 축소에 돌입한 가운데,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까지 행렬에 가세한 것이다. 국내 기술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티이미지·123rf·SK하이닉스 제공]

미국 대형 기술기업(빅테크)이 앞다퉈 고용·투자 축소 카드를 꺼내고 있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연이어 금리를 대폭 인상하는 가운데, 이 같은 조치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선제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빅테크의 행보가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의 ‘고용 한파’로 급속히 전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애플이 불확실한 시기에 더 신중을 기하자는 취지에서 고용과 지출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중에도 투자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견조한 실적을 애플이 내왔다는 점에서 (고용·지출 축소 등) 신중한 기류는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이런 보도에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다른 기술기업도 잇따라 고용·투자 축소 방침을 내놓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구글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채용을 늦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중모드’에 들어갈 것임을 공언한 셈이다.

그는 “앞으로 우리가 맑은 날 보여줬던 것보다 더 절박하고 날카로운 집중력으로 배고픔을 갖고 일해야 한다”며 “중복된 투자 부문을 통합하고 프로세스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말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컨설팅, 고객·파트너 솔루션 등 다양한 부문에서 일부 감원을 이미 단행했다.

MS는 “이번 정리해고가 전체 직원 18만명 중 1% 미만에 영향을 미쳤다”며 “우리는 정기적으로 사업의 우선순위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구조조정을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도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로 채용 계획을 축소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 엔지니어 신규 채용을 당초 계획보다 30% 줄이겠다”고 했다. 이 밖에 다른 빅테크들도 구조조정에 이미 착수했다.

1분기 유료 가입자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도 전체 인원의 3%를 감원했고, 테슬라는 지난달 말 자율주행차 부문 직원 200명을 해고했다.

미국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직원 18%를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또, 아마존은 일부 지역에서 고용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니티 소프트웨어와 게임스탑 등 게임회사들도 최근 직원들을 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술기업 채용 정보사이트인 ‘트루업’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 동안 2만1442명이 해고됐고, 6월에는 2만868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7월 들어서는 현재까지 1만3050명이 정리됐다. 빅테크들의 고용 축소 바람은 실리콘밸리 내 스타트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루업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117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정리해고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해고가 가장 많았던 업종은 핀테크이며 암호화폐와 부동산이 그 뒤를 이었다. 미 온라인 매체 테크크런치는 “지난 몇 년 동안 혁신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왔던 핀테크와 가상자산 관련 스타트업들이 정리해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술 기업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SK하이닉스가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논의 끝에 최종 보류하고,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1조7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 공장을 짓기로 한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투자 신중론이 대두되면서 향후 고용 여력도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설비투자 감소에 따른 인력 유지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급작스럽게 대두될 수 있는 고용 축소 문제를 어떻게 연착륙 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 과제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윤·김지헌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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