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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손 ‘의료자문 풀’ 확대 시작부터 반쪽?
실무회의에 의협은 참여 안해

공정한 보험금 산정을 위한 의료자문 풀(Pool) 확대를 위한 실무회의가 처음부터 반쪽자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주에 의료자문 풀 확대를 위한 첫 실무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의료자문 풀 확대를 위해 필요한 대한의사협회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 보험사의 의료자문 풀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듣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의료자문 표준내부통제기준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보험사가 보험금 산정을 위해 진행한 외부 의료자문에 대해 이의가 있는 가입자가 제3의 의료기관에 재자문 의뢰를 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백내장 수술 등 안과 진료 보험금 지급에 앞서 진행한 보험사의 의료자문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월까지 의료자문 건수는 4312건으로 지난 한 해(1970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일부 보험가입자들은 ‘의료자문’이 보험사 부지급을 위한 절차로 악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생보·손보협회는 대한정형학회와의 협약으로 학회 소속 의료진을 의료자문단 풀로 구성해 보험사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협회 차원의 의료자문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막상 협회 풀을 통한 의료자문 건수는 많지 않다. 가령, 생보사의 경우 지난 한해 의료자문 건수는 1만6000건으로 이중 협회 풀을 통한 것은 6% 남짓이다. 생보협회와 손보협회가 협회 풀을 확장하기 위해 대한안과학회 등과 협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회의 성사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료자문 풀에 대한 공정성 확보 등 보험금 지급심사 과정에 대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당면 현안도 계속 살펴봐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의료자문 공정성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대한의사협회와 보험협회 등이 참여하는 ‘중립적 의료자문 풀’ 구성도 언급했다.

하지만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료자문 풀을 꾸리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보험사와 의료계가 백내장 등 실손보험 지급 문제를 두고 건건히 부딪히고 있어서다. 생보협회와 손보협회가 자체적으로 의료자문단을 확대시키키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도 같은 이유다. 금융위가 가동중인 실손보험 테스크포스(TF)에 보건복지부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의협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풀단에 참여해 달라는) 정식 요청이 오지 않았다”며 “향후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와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대한의사협회를 자문단에 참여시키는 것은 의료자문 공정성을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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