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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판, 세계적 석양 풍경..한낮 바다는 팔색조 [남국여행④]
사이판 산(聖)이시도르 해안공원 해질녘 노을 중 주변부 풍경. 태양이 수면아래로 가라앉는 바로 그 지점에서 다소 비켜난 곳인데, 분홍색 노을이 아름답게 퍼져 있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사이판은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데, 뭐니뭐니해도 해변 정취가 스테디셀러이다. 그 중에서도 사이판 서쪽해안 선셋은 최고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그 좋다는 석양 명소, 웬만한 곳을 여럿 가봤지만, 사이판 산 이시도르 해안공원의 석양이 최고였다. 제주도에 국가문화재가 된 동명의 농장이 있듯이, 이시도르는 농부의 성자인데, 해안공원의 이름이 되어 이채롭다. 몸과 마음 모두 풍요로움을 느끼는 곳이라는 뜻 아닐까.

▶세계 최고의 노을= 현재 인천 또는 부산에서 사이판으로 가는 여러 항공사 여객기의 60%가량은 아침에 떠난다. 도착해서 입국수속, 숙소 체크인한 뒤 가볍게 시내를 둘러보면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오는데, 만찬 장소는 해안가 식당이어야 한다.

사이판 서쪽해변의 해넘이 풍경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해변가에서 조금 떨어진 내륙에서 저녁을 먹으면 얼른 식사를 끝내고 부리나케 바닷가로 뛰어가야 한다.

사이판 성이시도르 해안공원. 태양이 수면 아래 가라앉은 바로 그 지점의 강렬한 적색·주홍 노을
일몰의 절정기 직전 시점, 사이판 성이시도르 해안공원 표정

사이판 남서쪽 한화월드리조트 인근 산이시도르 비치파크와 슈가덕 해변 사이 찬란한 석양 앞에서 서면, 누구든 영화의 주인공이 된다.

습도가 낮은 남국의 기후 속에 해질녘 적당한 구름이 끼고, 햇살이 강렬해 노을 번짐이 넓고 다채로우며, 일몰지점 부터 점차 주변 쪽으로 적색,주홍,분홍,연보라의 스펙트럼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이곳 석양은 세계 최고인 것 같다.

특히 미식을 즐기며 석양을 감상하는 서프클럽은 이 선셋 명소의 중심이다. 한국 교민과도 끈끈한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데, TV예능 ‘맛있는 녀석들’의 촬영무대이기도 하다.

석양맛집 서프시티는 원래 먹방맛집이다. ‘맛있는 녀석들’ 촬영지였던 이곳의 바비큐
미국땅이지만 자치권이 상당부분 확보된 북마리아나 주민들이 육지 주둔을 거부하는 바람에, 늘 바다 위에서 계류하면서 영토를 지키고 있는 미군 함정.

해지는 쪽이 아니라도, 북서쪽 방향 미국 군함 해상계류지, 마나가하섬, 낚시터 쪽으로 비껴 드리워진 노을의 분홍색 여운은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프 앞쪽엔 서서 키스하는 연인의 모습 처럼 서로를 향해 휘어진 야자수 나무와 하트 모양의 조형물이 있어 인생샷 촬영의 중요한 소품이 되고 있다.

▶비치로드 데크길 아침 조깅= 서프클럽에선 새우구이, 인디언 도끼 모양의 토마호크 스테이크, 한국식 볶음밥 등 한국의 어느 호텔 그릴에서 볼 만한 음식이 나와, 두말 할 것 없는 우리 미각이다.

황홀한 석양의 여운을 뒤로한 채 단잠을 잔 뒤 사이판의 아침을 맞는다. 사이판 아침은 해변 조깅으로 시작한다.

비치로드 해변 나무데크길 조깅
아침 백사장 산책을 하는 현지인도 많다.
무료 대여하는 해안가 그릴 파빌리온

비치로드옆 해변 나무데크길 2㎞, 혹은 마이크로비치 해안길 1~2㎞ 구간에서 많이 뛴다. 데크길 뜀박질도 좋고, 백사장 미음완보(微吟緩步)도 좋다. 데크길 옆에는 간간이 회식용 파빌리온이 있는데, 당국에 신청하면 무료대여해준다.

마이크로 비치는 사이판 중심가 가라판시의 앞바다여서 사람들이 많다. 근경에서 원경까지 다채로운 바다색의 스펙트럼을 감상하면서 그 풍경 속에 떠 있는 마나가하 섬을 조망하는 곳이다. 윈드서핑과 제트스키 등의 해양 스포츠는 마이크로 비치에서도 즐긴다.

마이크로 비치에서 2.5㎞가량 떨어져 있는 마나가하는 배로 5~10분이면 닿고, 섬 둘레가 1.5㎞ 정도여서 15분이면 걸어서 한 바퀴를 모두 돌아본다.

‘납량특집’ 마나가하 새 사진. 어린 블랙노디 한마리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더니, 찰칵 소리 나는 순간 나래를 움직어 피사체 동작과 폰카 화면에 담긴 모습이 0.01초 차로 다르다.

▶마나가하= 마나가하 선착장에 내린뒤 표석 뒷편에 예쁜 바다새 블랙노디 한 마리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살핀다. 알고보니 야자수 둥지에 있어야 할 아이가 나래짓을 할 무렵, 호기심 넘치는 바람에 뛰어내린 것이다. 머지 않아 스스로 날아올라 갈 것이다.

서쪽 선착장 쪽은 에메랄드 빛이지만 동쪽 바다색은 짙다. 북쪽 넓은 백사장 중에서 북동쪽은 모래바닥과 산호가 적당히 섞여있고 물이 얕아 가족들이 놀기에 좋고, 북서쪽은 들어가자 마자 약간 깊은 곳이 나오므로 아이들이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잠시 누그러진 올여름, 사이판 등 해외 근거리 휴양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투명한 바다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나가하섬에서 한 관광객이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다. [연합]

마나가하는 초보자들이 스노클링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맑은 바닷속을 수놓은 산호초들, 물고기들의 모습이 또렷이 보일 만큼 바닷물은 맑다.

바나나 보트, 패러세일링, 비치 발리볼, 해변 선텐 등 놀 거리, 쉴 거리가 다양하다. 일본인이 관리운영하다 조만간 한국인이 운영권을 갖게 된다고 한다. 섬 곳곳에 6인용 야외 샤워장이 있다.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섬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은 5달러의 환경세를 내야하고,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포비든 아일랜드

▶BTS등대와 포비든 아일랜드= 사이판 남동부 카그만(Kagman) 마을 태평양변엔 제주 성산일출봉 모양의 기암괴석을 품은 포비든 아일랜드가 있다. 새, 바다거북, 소라게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정부 지정의 자연보호구역이다.

전망대에서 1차로 풍경을 감상한뒤 해안까지 가도 되는지 확인한 다음 허락되면 30분동안 걸어내려가면 된다. 다시 올라오는데에는 50분가량 걸린다. 포비든 아일랜드에서도 스노클링 등을 호젓하게 즐길 수 있다. 금지 구역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미국 CIA요원의 군사훈련장소였기 때문이다.

래더비치

북서부 해안에 있는 윙 비치(Wing Beach)는 여름이면 바다거북이 찾아와 알을 낳는 청정지역이고 방탄소년단이 방문했던 남쪽 래더 비치(Ladder Beach)와 오브잔 비치(Obyan Beach)는 야트막한 해식애와 동굴이 백사장과 조화를 이뤄 호젓하게 놀기에 좋다. 남쪽해변에서 티니안섬이 늘 보이다.

사이판 허리부분 동쪽에 있는 라우라우비치의 동굴에선 한국여인의 비녀가 발견돼 미국측이 십자가를 세우고 한국후손들이 무궁화 조화를 만들어 두었다고 한다.

▶보호받는 윙비치, 향기로운 파우파우비치= 타나팍 비치는 사이판의 중심도시 가라판에서 북쪽으로 약 3㎞ 떨어진 곳에 있는 미니해변이다. 해변 길이가 200m 남짓 된다. 파도가 약해 아이들과 부모가 호젓하게 놀기에 좋다.

산듯해진 마리아나 등대

멀리 마나가하섬이 내려다 보이는 카라판 시내 동편 언덕엔 방탄소년단이 방문해 낡은 등대를 배경으로 빈티지 촬영을 했던 곳이 있는데, BTS가 왔다간 후 세계적인 명성을 얻자, 북마리아나 민관은 등대를 리모델링하고 근사한 식당을 지었다.

이곳에선 송년잔치, 문화행사도 자주 진행된다. 한국의 스타가 낡은 시설을 문화예술공감으로 변모시키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다.

‘향기롭다’는 뜻의 파우파우 비치는 윙비치와 아추가우 비치 사이에 있다. 마이크로 비치에 비해 바다색이 좀더 진하다. 여기서 반재절벽을 돌아 그로토 방향 동쪽으로 가면 바다색은 더 짙어진다. 지중해는 단색이고 계절에 따라 다를 뿐인데, 북마리아나 제도 바다색은 소지역 마다 조금씩 다른 팔색조 때깔이다. 이 역시 북마리아나 제도가 지니는 독특한 매력이다.

쇼핑센터

윙, 타나팍, 파우파우 비치에서 놀다 마리아나 라이트하우스에서 먹고 나면 사이판 번화가인 가라판에서 쇼핑을 할수도 있겠다. 거의 모든 리조트에서 주요 쇼핑센터로 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헤럴드경제 사이판-티니안-로타, 마리아나제도 탐방기 글 순서 ▶7월19일 ▷휴양 성지 사이판·티니안 여행 뭉클한 이유[남국여행①] ▷방탄소년단(BTS) 사이판 발자취 따라잡기[남국여행②] ▷티니안, 한국 후손들 유쾌하고, 맵게 사는 곳[남국여행③] ▷사이판, 세계적 석양 풍경..한낮엔 팔색조 바다[남국여행④] ▶7월22일 ▷사이판서 BTS처럼 놀고,페블비치처럼 골프[남국여행⑤] ▷찜닭·석양·물놀이 맛집, 사이판 월드리조트[남국여행⑥] ▷“하파다이~!” 북마리아나-한국 진한 우정 [남국여행⑦] ▷새섬·위령탑·그로토,北사이판 팔색조 탐방 [남국여행⑧] ▶7월26일 ▷북마리아나 역사,‘막내 형’ 로타의 매력 [남국여행⑨] ▷사이판-티니안-로타 다이빙 성지 7선 [남국여행⑩] ▷코로나 이후 백사장-넝쿨 밀당, 낚시붐 [남국여행⑪] ▷사이판 이색 쇼핑과 별이 빛나는 밤에 [남국여행⑫끝]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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