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을 통해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통일부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탈북어민 북송’의 정당성을 설파했던 통일부가 이제는 오히려 북송의 위법성을 부각하는 전면에 나서고 있다.

통일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탈북어민 북송에 대해 우리 사회 편입시 국민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잘못된 조치였다며 이례적으로 당시 북한어민을 판문점을 통해 추방하는 사진까지 공개하고 나섰다. 정권교체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꾼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통일부는 12일 지난 2019년 11월 7일 북한어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추방하는 사진 10장을 공개했다. 탈북어민 2명이 포승줄에 묶여 안대를 착용한 채 판문점에 도착할 때부터 북한 측에 인계될 때까지 상황이 담겼다. 탈북어민이 주저앉아 남측 관계자들이 일으켜 세우는 모습과 자포자기한 듯 허리를 숙인 모습, 그리고 북한 측에 인계된 뒤에도 저항하려 몸을 뒤로 빼는 모습 등이 담겼다. 귀순의사의 진정성이 없었다던 문재인 정부의 설명에 의구심을 갖기 충분한 장면들이다. 통일부는 사진공개와 관련 통상 기록 차원에서 사진을 촬영해 왔다면서 국회 요구로 제출한 뒤 언론에 배포했다고 설명했는데, 북송 현장 사진이 공개된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을 통해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통일부 제공]

이와 함께 통일부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면서도 당시 탈북어민 북송은 잘못된 조치였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탈북어민이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고, 북한으로 넘겼을 경우 받게 될 여러 가지 피해를 생각한다면 탈북어민 북송은 분명하게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2년 8개월여 전엔 탈북어민 2명이 귀순의사를 밝혔지만 애초 북측으로 도망갈 계획을 세웠고, 우리 해군의 통제와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주를 시도했으며, 귀순의사 표명의 일관성이 없고 동기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추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단 대상 설명을 통해 이들이 동료선원 16명을 “선상에서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정보당국의 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상식적으로 봐도 이 정도면 흉악하고 잔인한 범죄행위”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도 통일부 고위공무원으로 근무중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나포된 북한 어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