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새우, 소고기보다 ‘탄소 발자국’ 4배
1㎏에 생산단가 5000원…내년 제품화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시고로 레스토랑에서 푸드 스타트업 셀미트가 세포 배양 독도 새우 시제품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였다. 사진은 광어, 초당 옥수수, 토마토를 곁들인 새우 세비체 [신주희 기자 / joohee@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익히면 붉은색인 새우가 마치 태닝한 것 같이 갈색빛이 돈다. 이 새우는 진짜 생물 새우가 아닌 국내 한 푸드 스타트업이 개발한 ‘세포 배양 새우’다.
배양육 기술을 개발하는 셀미트는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시고로 레스토랑에서 세포 배양 ‘독도 새우’ 시제품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였다. 이날 세포 배양 새우를 활용한 요리로는 세비체(날생선 또는 새우 살에 양파 등을 넣고 레몬즙에 절인 페루식 요리), 샐러드, 타코, 콜드 파스타, 미니 새우버거와 튀김 등 5종이 준비됐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시고로 레스토랑에서 푸드 스타트업 셀미트가 세포 배양 독도 새우 시제품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였다. [셀미트 제공] |
이를 위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시고로 레스토랑의 이경호 셰프가 6개월간 제품 상용화와 개발에 함께했다. 셀미트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세포 기반 독도 새우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는 새우 뿐 아니라 게, 랍스타 등 갑각류를 포함해 소고기 등의 배양육을 개발 중이다.
이날 시식회에서는 다양한 요리법을 활용한 세포 배양 새우 요리가 나왔다. 셀미트는 안정성을 이유로 익힌 상태의 새우를 제공하는데, 한번 익힌 새우를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식감이 천차만별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우선 페루식 생선 요리인 세비체는 있는 그대로의 세포 배양 새우를 느낄 수 있었다. 새우의 탱글한 식감은 덜하지만 새우의 고소한 감칠맛이 진하면서도 고기의 묵직한 느낌이 더해졌다. 새콤한 라임즙과 토마토, 초당 옥수수도 잘 어우러졌다.
세포 배양 새우에 하몽을 감싸 팬에 구운 뒤 메이플 시럽과 루꼴라 복숭아, 피칸, 고다 치즈를 곁들인 샐러드 [신주희 기자 / joohee@heraldcorp.com] |
두번째 요리는 하몽을 감싸 저온 조리한 새우에 샐러드, 메이플 시럽, 복숭아와 곁들인 요리로, 한번 익힌 새우를 조리해 식감은 좀 더 부드러워지고 고기맛은 진해져 치킨 너겟을 연상케 했다.
타코 요리에는 파프리카 시즈닝으로 붉은색을 입히고 그릴한 새우가 들어갔다. 식감이 더욱 질겨졌지만 불향이 잘 어우러지면서 다양한 맛을 냈다.
세포 배양 새우로 만든 새우튀김과 새우 버거. [신주희 기자 / joohee@heraldcorp.com] |
세포 배양 새우튀김은 일반 새우 튀김 못지않았다. 한번 튀겨 새우의 고소한 맛이 증폭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셀미트가 세포 배양 새우 개발에 집중한 이유는 지속가능성 때문이다. 해양 생물 다양성 보호과 식량 자원 확보 뿐 아니라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셀미트는 갑각류 배양육 개발에 뛰어들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새우는 소고기에 못지않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식재료다. 실제로 국제삼림연구센터 2017년 연구에 따르면 1㎏의 양식 새우는 같은 양의 소고기 대비 4배의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전 세계 약 48조원 규모에 달하는 새우는 절반이 양식을 통해서 생산되는데 새우 양식장으로 인해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생태계를 정화하는 해안가 갯벌 및 습지가 파괴되면서다.
지난해 12월 셀미트가 독도 새우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개발한 세포 배양 새우 [셀미트 제공] |
이같은 점에 주목해 셀미트 2019년부터 세포 배양육 연구를 시작했으며 내년에 새우를 비롯한 갑각류 대체 식품을 완제품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배양육은 단가가 높아 상용화가 어렵다는 것은 옛말이다. 셀미트의 세포기반 독도 새우의 생산단가는 1㎏ 5000원 수준이다. 시중에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냉동 칵테일 새우가 1㎏당 1만3000원대 인 것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박길준 셀미트 대표는 “셀미트는 350㎡ 규모의 서울센터를 구축하고 내년 상반기 연간 약 10만㎏의 대량 생산 능력을 갖춰 시제품 및 제품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