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도 낮아 선점효과 커
신세계·코오롱 등 출사표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골프 산업을 키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의 관심이 테니스로 번지고 있다. 테니스는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지만 골프처럼 고급운동 느낌이 있고, 도심이나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데다 체중감량 등 운동효과가 큰 장점이 있다.
특히 테니스 전문의류가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트렌디한 패션으로 분류돼 젊은 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테니스의 경우 골프만큼 전문 브랜드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선점 업체들의 수혜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테니스 시장 규모는 50여 만명, 25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올해 각각 60만명,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의류 섹터 대장주인 F&F는 이탈리아 기반의 미국 테니스웨어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의 주식을 100% 취득한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약 827억원이며 취득 시기는 이달 20일이다.
F&F 측은 "골프 등 프리미엄 스포츠 라이프가 부상하고 있는 것처럼 테니스 역시 수요층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대비해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F&F는 이번 인수로 중국에 집중된 해외수요를 미국·유럽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르지오 타키니는 유럽 비중이 높은데다 작년에는 북미에서 90% 이상 고성장 했다"며 "향후 중국 외에 유럽, 북미, 아시아 지역 비중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모태가 테니스인 휠라홀딩스는 150년 전통의 윔블던 대회와 인연이 깊다. 1970~1980년대 해당 대회에서 5연속 우승 신화를 쓴 비욘 보그(스웨덴)를 후원하며 스포츠 마케팅의 효시를 열었고, 이달 마무리된 올해 대회에서도 그룹 차원에서 공식 후원한 글로벌 선수 23명 중 13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휠라는 내년까지 전체 의류 가운데 테니스웨어의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2017년 선풍적 인기를 끈 '어글리슈즈(디스럽터2)'에 고착돼 다소 대중화한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끌어올릴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5개년 전략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 제고가 얼마만큼 지속 가능할 지가 밸류에이션 향상의 핵심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휠라는 국내 브랜드 리뉴얼 5년 만인 지난 2월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인 '위닝투게더'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골프웨어 브랜드인 '제이린드버그'의 테니스웨어 컬렉션을 출시했고, 자회사인 신세계톰보이도 '톰보이 스포츠클럽' 라인을 통해 테니스의류 제품을 선보였다. 코오롱인더의 패션부문인 코오롱FnC는 올해 캐쥬얼 브랜드 럭키마르쉐를 통해 '럭키르매치', 여성 캐쥬얼 럭키슈에뜨를 통해 '럭키데스포츠' 등 테니스의류 라인을 잇따라 발표하며 흐름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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