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수요, 기업은 늘고 가계는 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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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올해 3분기(7∼9월) 금융기관 신용위험이 모든 업권에서 전분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지난해 3분기 표본이 개편된 이후 신용위험이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일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신용카드회사, 생명보험회사 등 비은행금융기관 차주의 신용위험은 전분기 대비 4~19포인트(p) 올라갔다.
한은은 이 조사에서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로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양(+)이면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 또는 '(대출태도) 완화'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다는 뜻이다.
신용카드회사 신용위험지수가 25로 전분기 대비 19p 올랐고 생명보험회사(33)가 15p, 저축은행(38)이 11p, 상호금융(32) 4p 늘었다. 이같은 수치는 2021년 3분기 새로운 표본을 적용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소득여건 약화 가능성 등에 주로 기인한다"면서 "물가상승에 따른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도 신용위험 증가 요인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은행 역시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시기 이후 차주 신용위험이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 차주의 올 3분기 종합 신용위험 지수는 38로 2020년 2분기(42) 이후 최고를 기록했으며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 모두 상승했다.
대기업(11), 중소기업(31), 가계(39) 신용위험이 각각 3p, 6p, 17p 올라 가계 위주로 신용위험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상환 부담 증대 등으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신용위험도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대출태도·수요지수는 은행과 비은행간 차이가 있었다.
3분기중 국내 은행의 대출 태도는 기업에 대해서는 강화, 가계에 대해서는 완화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6)과 중소기업(-6)은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대출태도가 각각 9, 12씩 깎이며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바라보는 태도가 부정적으로 변했음을 암시했다. 가계일반의 경우 전분기와 동일(19)했고 가계주택에 대해서는 전분기(31)보다는 대출태도지수가 낮아졌으나(14) 여전히 완화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3분기 국내은행 대출수요는 기업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대기업:6→6, 중소기업:6→8)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가계의 경우 감소할 것(가계주택:-17→-6, 가계일반:-17→-19)으로 전망됐다.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태도는 3분기 모든 업권에서 전분기 대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상호저축은행(-30→-39), 신용카드회사(0→-13), 생명보험회사(-8→-12)였고 상호금융조합은 전분기(-28)와 같았다.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증대, DSR 규제 강화, 금리상승 등이 대출 태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조사됐다. 신용카드회사도 가계 채무상환능력 우려 등으로 대출 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은행 금융기관 3분기 대출수요는 상호저축은행(10→4), 신용카드회사(-6→6)는 증가하는 반면 상호금융조합(-5→-6)과 생명보험회사(-8→-16)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호저축은행과 신용카드 회사는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결과로, 상호금융조합과 생명보험회사는 금리상승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204개 금융기관(은행 18·상호저축은행 26·신용카드 8·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42)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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