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대출규제 속 고점 거래도 줄어
“매매가 상승 정체, 적극적 매수 어려워”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시장에서 직전 최고가와 같거나 이를 넘어선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집값 상승을 내다보고 매물 확보에 나선 매수자가 그만큼 줄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 집값 하락 우려 속에 매수세가 위축된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내 한 상가에 밀집한 공인중개업소. [연합뉴스] |
10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거래(동일 단지 내 동일 면적유형 기준) 4만9157건 중 40.3%에 해당하는 1만9787건이 최고가에 손바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거래 6만7361건 중 60.1%(4만454건)가 최고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10채 중 6채가 최고가에 거래됐다면, 올해는 4채로 줄었다.
직방 분석에서 최고가 거래는 직전 신고가와 같거나 그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된 사례를 말한다. 개별 가구 기준이 아닌 특정 기간 내 동일 아파트·동일 면적에서 최고가 거래가 나왔는지 분석하며, 실거래가 신고 사례 중 거래 취소건은 제외됐다.
지난해 상반기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수도권은 올 들어 거래량이 반 토막 난 가운데 최고가 경신 비중도 줄었다. 서울은 지난해 상반기 1만3건의 거래 중 최고가 거래 비중이 86.4%(8646건)에 달했지만, 올해는 4675건 중 53.6%(2508건)로 다소 낮아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0채 중 8~9채가 직전 최고가를 넘어선 가격에 거래됐으나, 올해는 절반만 최고가에 팔리고 나머지 절반은 최고가 밑에서 거래된 것이다. 경기와 인천도 같은 기간 최고가 비중이 각각 80.4%에서 44.2%로, 72.6%에서 50.3%로 줄었다.
최고가 거래 비중이 줄었다는 건 향후 집값 상승을 예상해 웃돈을 주고서라도 거래하려는 매수인이 크게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들어선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고물가, 집값 하락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주택 매수 자체에 대한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서울만 보면 강남권이나 용산 일대 초고가 단지에서는 ‘똘똘한 한 채’ 수요를 바탕으로 한 신고가가 일부 나오고 있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거래가 주춤하고 급매도 간신히 팔리는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반적으로 집값 상승 피로감이 큰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이 맞물리며 고점 거래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에서 적극적인 매수가 나타나기 어렵고, 주택 시장 내 관망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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