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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아산재단은 HD현대 주식을 ‘폭풍매수’할까 [비즈360]
올들어 114만주 매입, 600억원 자금투입
연내 46만주 추가취득 전망
천문학적 증여세 부담
우선 우호지분 확보전략 관측도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서울아산병원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올 들어서만 HD현대(구 현대중공업지주) 주식 114만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아산재단의 배당수익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중공업그룹 3세인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D현대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HD현대 주식 37만1809주를 매입, 보유주식수가 265만8041주로 늘어나면서 지분율이 3.36%까지 상승했다. 작년 10월만 해도 보유 주식수는 152만여주에 그쳐 지분율이 1.92% 수준이었지만 9개월새 75% 증가한 것이다.

앞서 아산재단은 HD현대 주식에 대한 대량 매입 계획을 예고한 바 있다. 재단은 지난 2월 그룹의 조선·해양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주식 99만주를 처분하면서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주식 160만주를 매입, 지분율을 3.95%까지 높이겠다고 공시했다. 단, 주식 취득시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말까지 분할 매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아산사회복지재단은 3월부터 본격 매수에 돌입했으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지분율 가이던스(3.95%) 감안시 연내 추가로 46만여주의 추가 주식 취득이 이뤄질 전망이다. 7일 종가(5만2500원) 기준으로 이미 HD현대 지분 매입에 6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1977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현대건설 창립 3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설립취지에 따라 의료사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아산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너인 정몽준씨가 이사장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는 현재 정 이사장이 전체 지분의 26.60%를 갖고 있고, 승계 과정을 밟고 있는 정 사장은 5.26%를 보유 중이다. 정 사장이 지주사 사장에 오르면서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그룹 내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지분 승계가 마무리돼야 후계 오너로서의 실질적인 지배력 강화가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현 세율을 고려할 때 정 이사장의 전체 지분 증여시 8000억원이 넘는 세금이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분할 납부를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당장 단행하기가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이에 당장 아산재단이 HD현대 지분을 늘림으로써 정 사장에 대한 우호 지분을 늘리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록 재단법인 특성상 의결권 행사는 어렵지만 물밑에서 정 사장을 지원사격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향후 재단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또 다른 우호 세력에 지분을 넘길 수도 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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