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비 수요 둔화 우려…VS·BS 통한 수익 안정화 기대
VS는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H&A 매출도 호조세
차량을 집의 새로운 확장 공간으로 해석해 만든 미래 모빌리티의 콘셉트 모델 LG 옴니팟 [LG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LG전자가 역대 2분기 중에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B2B 사업의 상승세가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수요 둔화에 TV·생활가전 등 기존 전통 산업 위축에도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과 사이니지·정보기술(IT)이 실적 효자로 부상하며 LG전자가 수익 구조 다변화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 7일,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9조4720억원과 영업이익 791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복합 악재 여파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지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끌어올리며 선방했다.
전자·금융투자업계에선 코로나 팬데믹 시기 가전 호조를 이끌었던 펜트업(보복소비) 수요가 가라앉으면서 TV 시장 등이 위축됐지만,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하는 VS(전장)사업본부와 BS(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LG전자의 B2B 매출은 총 15조4390억원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제품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7조9390억원, 사이니지·IT·로봇 등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가 7조50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업본부의 매출이 전체(올해 82조5800억원 추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못 미치지만, 최근 글로벌 악재에도 지난해와 비교할 때 약 19% 성장세가 예상된다.
LG전자 모델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설치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를 통해 국내 미디어 아티스트 장서원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LG전자 제공] |
특히 VS사업본부는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 2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2015년 4분기 이후 26개 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VS사업본부의 수주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0조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총 8조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최근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일본 메이저 완성차 업체의 5G 고성능 텔레매틱스 등을 잇달아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용 램프를 생산하는 ZKW도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마그나의 e-파워트레인은 전장 부품 가운데 재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으로 꼽힌다.
BS사업본부는 게이밍모니터, 노트북 등 프리미엄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야외활동이 늘어난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상업 시설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사이니지, 호텔 TV 중심의 상업용 디스플레이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출하량 기준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서 2위(점유율 21%), 호텔 TV 시장에서는 1위(점유율 32.8%)를 기록 중이다.
그간 사업성과 악화의 요인으로 지목받아 왔던 태양광 패널 사업의 종료를 바탕으로 2분기부터 중단사업 손익이 반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본부에서 7조9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하며, 연간 최대 매출 달성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B2B 사업 등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체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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