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도 금융위기 수준까지 내려가
실적선행 선례 따라 4분기 회복 전망도
지난해 1월 9만68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며 ‘십만전자’를 바라보던 삼성전자 주가가 2분기 잠정실적발표에도 ‘오만전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거의 바닥에 도달했지만 반등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7일 삼성전자가 내놓은 2분기 잠정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0.94% 오른 77조원, 영업이익은 11.38% 오른 14조원이다. 매출은 증권사 추정치와 일치 했으나 영업이익은 예상을 조금 밑돌았다. 다만 어려운 환경을 감안할 때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날 주가는 3% 이상 오르며 출발했다.
증권업계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기록한 수 차례의 신저가 경신이 주가의 바닥 확인 신호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29배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때의 저점(1.17배)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다만 불황 우려는 2분기가 시작에 불과했고, 경기 침체가 하반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 주가 반등 시기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국면, 수요 부진 등을 감안하면 2분기 선방한 실적을 내놓았고 주가에도 긍정적”이라며 “경기침체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많이 빠졌는데 하반기는 어떻게 보는지 3분기 이후 가이던스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이지만, 실제로 불황이 왔을 때가 관건”이라며 “코스피도 아직 바닥이 아니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처럼 삼성전자 또한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여전히 금리 인상 여력이 남아있는 데다 대외 악재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어 증시 하방 압력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반도체 수요 부진, 가전·스마트폰 등 세트 판매 감소 등이 삼성전자의 리스크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만 주가는 실적에 선행되는 선례를 본다면 올 4분기 주가 반등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까지 실적이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며 “과거 주가는 실적을 약 6개월 선행했던 선례를 고려하면 올 4분기부터 본격적인 주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향후 영업이익은 단기적으로는 현 수준에서 안정화되겠지만 중기적 관점에서는 반도체 생산·투자 정책 결정이 절대“이라면서 ”올 하반기 내 삼성전자의 경영구조의 변화가 발생할 시 주주중심의 전략 대응이 절대적이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잠정실적에선 사업 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실적을 뒷받침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는 지난해 연말부터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다운사이클로 전환됐지만 고환율 수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가격 인상 효과 등으로 영업이익이 1분기(8조4500억원)보다 증가한 9조~10조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의 70% 수준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PC 등 IT 기기 수요 부진과 이에 따른 재고 증가로 메모리반도체 출하량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환율도 향후 실적과 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은 달러로, 스마트폰·TV·가전 등 세트 부문은 현지화로 결제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분기 환율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8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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