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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사 내년 자금상황 더 안 좋아져…신규 사업 강화하고 비용 줄일 것”
문동권 신한카드 CFO 인터뷰
“유동성 확보 위해 충당금 준비”

코로나19로 유예됐던 대출 원금 상환 유예 및 만기 연장 조치가 9월 종료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카드·보험 등 관련업계를 만나 드러나지 않은 취약차주들의 부실 위험이 수면 위로 드러날 때에 대비해, 충분한 자본 확충에 나서라고 독려하고 있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저금리 시대 종료로,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사들도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더욱 민감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5일 카드사 등을 만난 자리에서 “무리한 영업을 자제하고 유동성 관리에 나서라”고 경고했다.

카드업계 자산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신한카드의 재무를 총괄하는 문동권(사진) 경영기획그룹장(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현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등 경제상황의 여파는 11~12월이 되는 연말부터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부사장은 “올해 3,4분기는 어떻게 버티겠지만 내년에 자금 상황이 크게 안 좋아질 것으로 보고 그에 앞서 미래충당금을 충분히 쌓고 있다”며 “정부가 네 차례나 연장해 온 대출 만기와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오는 9월에 종료된다면 다중 채무자와 리스크 업종에 종사하는 고액 대출자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화가 속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업 특성상 한 업권의 부실화는 전 업권으로 전파하면서 도미노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며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고위험 상품의 영업을 줄이고 미래충당금 규모를 늘리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전체적으로 다중채무자나 고액신용자에 대한 신규 유치는 중단하고 기존 고객은 한도를 줄여나가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동성 ‘총알’을 장전하기 위해 이사회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 1~2년의 단기 여전채만을 선호하고, 채권 금리는 1년 전 1.198%에서 5일 현재 4.113%로 뛰었다. 국내 자금 조달만으로는 충분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동성 확보와 함께 사업에서도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분야가 데이터사업이다.

문 부사장은 “카드사가 성장하는데 가맹점 수수료를 통한 신용판매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데이터 사업 등 신규사업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데이터 판매와 컨설팅사업으로 신한카드는 지난해 150억원을 벌어들였다. 올 하반기 관련 법규가 정비되면 이종 업종간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데이터전문기관 선정도 신한카드가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문 부사장은 “데이터사업 이익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지만 계속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 pLay’어플리케이션 등 2019년부터 준비해 온 플랫폼 사업 강화에도 매진하고 있다. 문 부사장은 “디지털 분야에 대한 투자는 2019년부터 진행 중이며, 지난해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디지털화로 1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15일 전국 지점장이 참여하는 하반기 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은 하반기 계획을 공유할 예정이다. 2023년까지 순이익 등 주요 목표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라 오는 10월 새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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