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가계소득이 늘고 각종 투자 축소, 주택 구입 둔화 등으로 인해 올 1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가 전분기 대비 확대됐다. 다만 비금융 법인기업, 정부에서 순자금조달이 늘어 국내 순자금운용액 자체는 1년 전보다 줄었다.

한국은행이 6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비금융법인기업, 일반정부를 포함한 국내부문의 자금운용·조달 차액은 1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순자금 운용이 확대됐지만 비금융법인기업, 일반정부에서 순자금조달이 확대돼 전년동기(26조3000억원)에 비해 순자금운용액이 축소됐다.

경제주체 별로 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올 1분기 기준 순자금 운용액은 6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21년 1분기(51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9조3000억원 증가한 셈이다.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 규모도 27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18조원)에 비해 늘었다.

한은은 "코로나 지원금 등 가계소득 증가, 주택투자 둔화 등에 기인해, 금융자산으로 순운용한 규모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을 조사한 결과도 지난해 1분기 351만1000원에서 올 1분기 386만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거래량은 같은 기간 28만호에서 13.8만호로 감소했다.

순자금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이 순자금 운용액이 0보다 크면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의 방식으로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같은 결과는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축소된 영향이다. 올 1분기 자금조달 금액은 22조7000억원으로 1년전 53조원 대비 30조3000억원이나 줄었다. 가계 자금운용액은 저축성예금, 금전신탁의 증가폭이 전년동기대비 확대됐으나 채권 및 주식은 축소됐다. 지난해 1분기 자금운용액은 104조원이었으나 올 1분기에는 83조2000억원이었다. 운용액과 조달액 모두 줄었으나 조달액 감소폭이 커 순자금 운용액이 커진 것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9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2조3000억원) 대비 크게 축소됐다. 예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예치금은 60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0조1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가계와 비영리단체는 1분기 총 22조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는 직전 분기(34조5000억원)나 1년 전(53조원)보다 줄어든 것이다. 자금조달액 가운데 21조4000억원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이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1분기 순조달 규모가 -27조8000억원으로 1년 전(-18조원)보다 늘었다. 예치금 규모가 전년동기대비 축소되는 등 자금운용이 줄어든 것(44조1000억원 → 42조8000원)된 것에 비해 금융기관 차입 규모 등 자금조달이 전년동기에 비해 확대(62조1000조원 → 70조6000억원)됐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은 -23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8조3000억원)대비 확대됐다. 코로나19 대응 추경 등 적극적 재정집행으로 정부소비가 늘어나 자금 조달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