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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공사 “마곡지구는 적자사업…13개 단지 중 6곳에서 손해봤다”
2013년 1차 분양분 대부분 적자
당시 부동산 침체 영향에 원가 이하로 분양
마곡지구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13개 단지 아파트 중 6개 단지에서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이 넘쳤던 2013년 부동산 빙하기를 SH공사 역시 피해가지 못했던 것이다.

6일 SH공사가 공개한 마곡지구 13개 단지 분양원가 내역서에 따르면 마곡 1단지의 경우 택지조성원가와 건설원가를 더한 분양원가는 443억7300만원으로, 분양가격 408억1800만원보다 높았다. SH공사 입장에서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분양해 35억5500만원, 원가 대비 약 8.7%의 손실을 본 것이다.

이 같은 마곡지구 아파트 단지의 손실은 비슷한 시기 분양했던 다른 단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마곡 2단지에서 SH공사는 19억9100만원, 원가 대비 2.5%의 손실을, 3단지와 4단지에서도 각각 83억200만원과 81억9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6단지에서도 손실액은 63억4300만원, 15단지는 73억7700만원을 손해 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비슷한 시기 분양했던 5단지와 7단지, 14단지에서는 각각 1억8300만원과 493억6800만원, 84억6000만원의 이익을 거뒀다.

SH공사가 김헌동 사장 취임 이후 시작한 분양원가 공개에서 손실을 기록한 것은 마곡지구 6개 단지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와 관련 SH공사는 1차 분양이 있었던 2013년의 부동산 시장 특징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당시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공인중개사 15명 중 10명은 ‘3년 이상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2013년 전국 아파트 매매변동률은 0.63% 하락했다. 서울 역시 1.19% 하락하며 침체에 더욱 민감한 모습을 보였던 시점이다. 2013년 1분기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 가구에 달했고, 서울 역시 31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주인을 찾지 못했을 정도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SH공사가 마곡지구에 도입한 ‘혼합단지(Social-mix)’ 개념도 6개 단지 적자에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분양원가를 공개한 마곡지구 13개 단지는 2013년 8월 1차 분양과 2015년 8월 2차 분양 단지들로, 모두 분양과 임대가 같은 단지 아파트에 섞여있는 혼합단지로 건설됐다. 손실이 불가피한 임대 아파트 관련 비용 일부가 분양원가 상승을 불렀고, 결국 손실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SH공사는 항동·오금·내곡·세곡2지구와 이번 마곡지구까지 모든 분양 아파트에 대한 원가를 택지조성원가 10개 항목, 건설원가 11개 항목 등 21개 항목으로 정리해 공개했다. 또 2020년 이후 준공정산이 예정된 단지의 원가 역시 정산을 완료한 후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과거 주요사업 중 가장 규모가 컸던 마곡지구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게 됐다”며 “이것으로 과거 주요사업지구의 공개를 마쳤으며, 향후 준공정산 단지는 71개 항목으로 구분 공개해 시민의 알 권리와 공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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