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타도 지갑 서비스 종료
악순환 반복...투자심리 악화
최근 주요 가상자산의 잇따른 폭락과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로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고 아예 파산을 선언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가상자산 대출업체인 볼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시장이 악화하면서 지난달 12일 이후 1억9770만 달러(약 2561억원) 규모의 ‘뱅크런’(예금인출 요구)이 발생했다”며 “가상자산 인출과 거래, 예치 등을 중단하고 당국에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볼드는 이와 함께 직원 30% 감축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 2018년 설립된 이 회사는 가상자산을 통한 대출 및 예금 상품을 제공하며,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피터 시엘이 설립한 발라 벤처스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해 유망 업체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 가상자산 전문 헤지펀드인 쓰리애로우캐피털(3AC)이 파산신청을 하며 업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막대한 손실을 입은 3AC 지난 1일 뉴욕 맨해튼 연방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3AC는 6억7000만 달러(약 8600억) 상당의 가상자산 대출금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홍콩의 가상자산 대출업체 바벨 파이낸스와 미국 대형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인 셀시어스도 ‘극심한 시장 환경’을 언급하며 예치된 비트코인의 인출을 잇따라 중단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메타(구 페이스북)는 2일 가상자산 지갑에 대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블룸버그는 “메타가 가상자산 디지털 지갑인 ‘노비’(NOVI) 서비스를 오는 9월 1일 종료한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글로벌 정부의 규제 강화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메타에 따르면 이날부터 사용자는 노비 계좌에 로그인하거나 접속할 수 없다. 해당 날짜 이후 남은 자금은 노비 계좌에 기록된 은행 계좌나 직불 카드로 이체될 예정이다. 오는 21일부터는 계좌 입금도 불가능하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심리가 강해지면서 가상자산 가격의 추락이 더 커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추가 긴축이 단행될 경우 시장이 더 경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