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불안감 커져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반도체 업황 불안감에 삼성전자 주가가 또 다시 가라앉으며 ‘5만전자’도 위태로워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양산을 본격화하며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시장의 ‘기술 초격차’를 실현했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 시장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6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020년 9월 4일(5만5600원)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5만5900원을 기록, 지난달 23일 이후 6거래일 만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같은 주가 하락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불안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실적 부진 예고에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 3위인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이번 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은 콘퍼런스콜 등을 통해 생태계 변화 폭이 컸다며 올해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각각 10%, 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반도체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며, 재고 역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제조라인 모습[삼성전자 영상 캡처] |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올해 3분기부터 D램 반도체 가격이 3~8%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낸드(NAND) 플래시 가격 역시 상승세가 꺾이며 하락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도체 침체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신규 투자 역시 위축될 전망이다. 당장 마이크론도 오는 9월부터 신규 공장 등 설비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실적 눈높이 역시 낮아지는 분위기다. 반도체 경기 둔화로 인텔의 2분기 실적이 기존 전망 대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14조7983억원으로 1개월 전(15조2932억원) 대비 3.2% 낮아졌다.
중국 경제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스마트폰과 PC 등 수요 감소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한편 최근 삼성은 세계최초 3나노 공정 양산으로 파운드리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8.3%에서 올해 1분기 16.3%로, 2%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반면 TSMC는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이 52.1%에서 53.6%로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올해 1분기에 격차가 벌어지며 3나노를 발판으로 한 삼성의 추격전이 주목돼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로 증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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