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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인 4분의1 “곧 정부 향해 무장봉기해야 할지도”…이념 갈등 최고조
美 시카고대 정치학연구소, ‘위태로운 우리의 민주주의’ 제목 보고서 발표
강성 공화 지지자 45% “조만간 무장봉기 동의”…부동의보다 비율 높아
미국인 절반 “난 이방인”…美 통합 원동력이던 ‘미국인’ 정체성 흔들
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시와 뉴욕경찰(NYPD)가 불법 ‘유령총’을 유통해 온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유령총의 모습.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양대 정당 여론조사 조직까지 참여해 미국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념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란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연방·주(州)정부와 의회 등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것을 넘어, 정부를 대상으로 ‘무장봉기’를 일으켜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안겨줬다.

미 시카고대학교 정치학연구소(IOP)는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담은 ‘위태로운(Precarious) 우리의 민주주의’란 제목의 여론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 전국 성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말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에는 시카고대 IOP뿐만 아니라 민주·공화 양당의 여론조사요원까지 참가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2020년 7월 미국 켄터키주(州) 루이스빌에서 열린 집회에 완전 무장한 시위대가 참석한 모습. [로이터]

가장 심각한 결과는 조사 참가자 중 28%가 ‘조만간 정부에 대항해 무기를 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점이었다. 무장봉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59%에 불과했다.

지지 정당에 따라 의견이 극명히 엇갈렸다. 전체 응답자의 20%에 해당하는 ‘강성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심지어 무장봉기 가능성에 동의한다는 의견(45%)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42%)보다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연방 상·하원 의회에 대한 강한 불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카고대 IOP 연구진은 “어떤 정치적 성향이든 최소 5분의 1 이상의 응답자들이 미국에서 수년 내 무장봉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며 “무장봉기 가능성을 높게 본 28%의 응답자 중 38%가 각자의 집에 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잇따른 총격 사건으로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미국 내 총기 소지 문제가 ‘내전’ 가능성에 불을 지피는 연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조사 결과가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연방 국가인 미국을 통합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던 ‘미국인’이란 정체성 역시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49%) 응답자가 자신이 미국에서 주권자가 아니라 ‘이방인(stranger)’으로 느껴진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방인으로 느끼지 않는다(46%)는 응답자보다도 많았다.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신뢰하냐는 질문에 대해 공화당 지지층은 33%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선거 불복’ 여론이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이미 자리 잡은 결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7월 미국 켄터키주(州) 루이스빌에서 열린 집회에 완전 무장한 시위대가 참석한 모습. [로이터]

지지 정당에 따른 이념적 분열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 모두 이 같은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매우 약했다. 상대 정당 지지자를 ‘동의하지 않는 정치적 신념을 강요하고 싶어 하는 불량배’로 인식하는 비율은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가 각각 74%, 7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가한 닐 하우스 공화당 여론조사요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수년간 미국을 괴롭힌 이념적 분열이 이제 실제적 문제를 일으키는 단계에 돌입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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