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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 ‘자제’ 당부에도…증권사 비관에 기관 팔며 증시 ‘와르르’
코스피 2200 이후 줄곧 매도
평균 매수단가 현지수 밑돌아
개인만 순매수…시장 버팀목

[헤럴드경제=윤호·양대근 기자]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으로 급락하는 증시에 증권사들이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면서 기관들의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 금융위가 최근 금융투자 유관기관들을 불러 과도한 불안과 쏠림 현상을 경계했지만 ‘마이동풍’인 모습이다. 개인들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고 있지만 기관들이 ‘팔자’를 유지한다면 지수 추가하락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기관은 코스피 2200으로 시작한 지난 2020년 이후 지속적인 매도세다. 현재 2300~2400선에서도 기관들은 매수단가로 따지면 플러스인 셈이다. 코스피가 2000~2100선까지 내릴 수 있다면 지금 파는 게 남는 장사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증권사에서 눈높이가 낮아진 코스피 전망을 내놓은 금주 기관의 매도세는 눈에 띄게 거세졌다.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 기준 사흘 연속 '팔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이번주에만 7956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7079억원을 매수하면서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2000선을 위협하는 수준의 코스피 밴드를 내고 있다.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낸 유진투자증권은 코스피 바닥을 2050으로 봤고, KB증권은 2100~2750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이상 상단 2700) 및 한국투자증권의 하단은 2200(상단 2660)이며, 다올투자증권은 코스피 밴드를 2250~2660으로 제시했다. 교보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밴드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각각 2350∼2650(7월), 2450~2900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과 이를 잡기 위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경기 침체 위험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는 평이다. 여기에 원화 가치 하락 여파로 외국인의 투자자금 회수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악화가 겹치면서 증시 낙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300대는 올해와 내년 기업 실적이 10% 감소할 것을 반영한 수준”이라며 “감소 폭이 10~20% 정도라면 주가수익비율(PER) 9배를 기준으로 2050~2300대에서 하락을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현재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중앙은행의 긴축은 계속되겠지만, 시장이 어떤 스케줄로 진행될 지 알고 있어 가져올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경기 둔화에 유럽과 일본의 통화 긴축으로 맞선다면 달러 강세는 진정될 수도 있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진정된다면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를 제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불과 얼마 전 하반기 3000선을 제시했던 만큼 비관 전망의 신뢰도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상반기 각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 코스피 하단을 2400~2580, 상단은 2810~3000을 제시했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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