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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물은 ‘연장 승인’ 부지는 ‘불허’…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위기
시의회 사무처, 세월호 기억공간 부지 사용 거부 의사
대집행 계고 2차례 진행…철거까지 2~3달 소요 예상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11대 시의회에서 합의 노력”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철거파와 철거반대파 나뉘어
서울시의회 앞에 임시거처를 마련한 세월호 기억공간이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9일 오전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이 닫혀있는 모습.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울시의회 앞 임시거처를 마련한 세월호 기억공간이 철거 위기를 맞고 있다. 건물에 대해선 연장 사용 승인이 났지만 부지는 사용 연장이 반려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은 제11대 시의회 원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시의회에 사용 허가를 재차 요구할 계획이지만,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한 11대 시의회에서 부지 사용 연장 합의는 요원하다. 서울시의회 사무처 역시 부지 사용 연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철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의회 사무처는 ‘세월호 기억공간’ 사용을 동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21일 열린 제10대 서울시의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서울시 공유재산 세월호 기억공간 임시 가설 건축 설치 허가 연장 및 사용료 면제 동의안’을 의결했으나 시의회 사무처는 재차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이하 협의회) 측의 연장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본회의에서 세월호 기억공간 허가 연장과 사용료 면제 동의안이 의결됐지만 현재까지 연장신청이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며 “현재 (협의회 측의) 연장 신청이 들어와도 수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시의회 사무처는 지난 달에도 협의회 측이 신청한 세월호 기억공간 사용 허가 연장 신청서를 반려한 바 있다.

세월호 희생자 관련 자료 등이 전시된 세월호 기억공간은 지난해 8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과정에서 철거된 뒤 지난해 11월 3일부터 시의회 부지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시의회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의 경우 가설 건축물인 기억공간 건물은 중구, 부지는 서울시의회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양측의 허가를 모두 받아야 존치할 수 있다. 현재 중구는 협의회 측이 2024년까지 기억공간 건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연장을 이미 승인했지만, 시의회가 부지 연장 사용에 대한 신청을 반려한 상황이다.

시의회 사무처는 협의회 측이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절차에 따라 사후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의회 측은 대집행 계고를 2차례 진행한 뒤 철거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까지 2~3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시의회 사무처 측 결정에 반발하며 국민의힘 소속 11대 시의원들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병도 시의원(민주당, 은평구2)은 “11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을 설득해서 철거가 아닌 이전이라는 대안이 생길 때까지 노력할 계획”이라며 “최대한 합의를 끌어내서 부지 사용 연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에 동의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뉜 상황이기에 설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시의회 112석 중 76석을 확보했기에 다수당에서 소수당이 된 민주당 시의원들이 국민의힘 시의원 상당수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세월호 기억공간은 철거 수순을 밟게 된다.

협의회 측은 세월호 기억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10대 시의회가 아닌 11대 시의회와의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함과 동시에 다음달 말 재개장 예정인 광화문광장으로의 재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 관계자는 “(세월호 기억공간의) 광화문광장 재이전은 현재 계획상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세월호 기억공간 존치 문제와 관련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오 시장은 4월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기억공간 존치 문제와 관련, “그 사건의 의미를 늘 가슴에 되새기면서 업무·정책에 임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그 추억하는 공간이 꼭 광화문광장에 있어야 하냐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한다”고 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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