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험사의 전·현직 보험설계사들까지 직접 보험 사기에 가담한 사실이 적발돼 제재를 받았다. 검사 출신인 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불공정 및 시장 교란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첫 제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보험사기와의 전쟁’ 강도는 더욱 세질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은 전·현직 보험설계사 25명이 보험 사기에 연루된 사실을 적발하고 과태료와 영업 정지 등의 제재를 내렸다. 이번 검사에서 적발된 전·현직 보험설계사들의 소속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등 대형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부터 세안뱅크, 프라임에셋, 케이지에이에셋 등 보험대리점까지 다양했다.
교보생명의 보험설계사 A씨는 2018년 입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데도 10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입원확인서 등을 받아 374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A 씨는 180일 업무 정지를 받았다. 삼성생명 소속 보험설계사 1명도 보험 사기 혐의로 등록이 취소됐고, 3명은 신규 보험모집 업무와 관련해 업무정지 180일의 제재를 받았다.
삼성생명의 보험설계사 B씨는 2015년 도수치료 총 18회 중 7회만 받고 나머지는 비만 치료를 받았지만 모두 도수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제출해 273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DB손해보험의 보험설계사 C씨는 2016년 경미한 질병으로 의원에 갔다가 병원 사무장의 권유로 입원한 뒤 위조 진단서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특히 C 씨는 또 허위 입원한 환자 9명이 보험금을 받도록 했다가 적발돼 신규 보험모집 업무와 관련해 업무정지 180일을 받았다.
프라임에셋 보험대리점의 보험설계사 D씨는 2017년 골프 경기 중 홀인원을 한 뒤 홀인원 축하비를 카드 결제한 후 즉시 승인을 취소했음에도 카드 매출전표를 제출해 보험금을 받은 사실이 조사결과 드러났다. 케이지에이에셋 보험대리점의 보험설계사 E씨는 2016년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면서 허위입원 환자들이 정상 입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진료명세를 조작했다. E씨는 130명의 피보험자가 총 2억90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도록 한 사실이 들통났다.
금감원 보험영업검사실도 최근 보험대리점에 대한 영업 실태 검사를 통해 8개사의 관계자 및 보험설계사들에 대해 중징계를 부과했다. 이비에셋 보험대리점은 2019년에 96건의 생명보험계약 모집과 관련해 보험계약자들에게 카시트, 유모차, 상품권, 순금 등 총 2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특별이익으로 제공했다가 기관 등록 취소에 임원 해임 권고 등의 제재를 받았다. 메가 보험대리점의 보험설계사 F씨는 2019년 42건의 생명보험계약 모집과 관련해 보험계약자 42명에게 현금, 상품권 등 총 1200만원을 특별이익으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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