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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S “대불황 피하려면 금리 빠르게 더 올려야”…증시 직격탄 우려
물가가 물가 더 올리는 형국
경기침체 되더라도 수요 잡아야
중앙銀 긴축 행보에 힘 실어
“코스피 2200까지 밀릴 수”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국제결제은행(BIS)이 초인플레이션 상황 고착화를 막기 위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지금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게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앙은행들의 모임인 BIS는 전세계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 기준을 제시하는 국제협력기구다. 이번 경고가 내달 13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국내 증시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BIS는 26일 보고서를 통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제 성장을 해치더라도 금리를 더 빠르게 올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전세계가 과거 1970년대처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상황)의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BIS가 지난 1985년부터 2018년 동안 주요 35개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물가가 급등하고 실질 금리가 낮은 상황일 경우,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이행하는 동안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BIS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는 등 물가를 잡기 위한 중앙은행의 강력한 긴축 조치가 잇따르고 있지만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연준 이외에도 호주·캐나다·뉴질랜드·스위스·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이 잇따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BIS는 “이들 국가의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수치를 말한다. 물가가 빠르게 치솟는 상황에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도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더 키우는 상황이라는 것이 BIS의 판단이다. BIS는 높은 물가가 장기화할수록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했다. 물가가 올라 비용이 커지면 재화와 서비스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효과다.

아구스틴 카스텐스 BIS 사무총장은 “물가 상승이 고착화하기 전에 각국 중앙은행이 빠르고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로 고통을 감내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아야 하며 지속적인 고물가 상황을 막기 위해 경기 침체도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세가 꺾일 때 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며 “물가가 올라갔을 때 경기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 가계 이자 부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빅스텝’ 단행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연 1.75%)와 미국(연 1.50~1.75%)의 기준금리는 상단 기준으로 같은 수준이다. 내달 한은 금통위에서 ‘빅스텝’이 결정되더라도, 연준이 같은 달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되면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금리 역전은 외국인 자금 유출과 환율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 역전을 피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올리게 되면 경기에 부담이 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코스피 전망치 하단을 2200선까지 낮춰 잡고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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