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업이익 인수 이후 최대 실적 경신 예상
디지털 콕핏, 전장사업 미래…지난해 7000대 가까이 생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 사업 중 하나인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룰지 주목된다. 지난 2016년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 당시환율 기준)에 인수한 이후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효과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올해도 사상 최고 실적 경신이 기대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12일간 이어진 유럽(독일, 헝가리, 네덜란드, 프랑스) 출장 중 하만을 방문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하만 공장을 찾은 것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에는 보훔, 울름, 칼스바드 등 6곳에 하만 시설이 있다.
이 부회장은 출장 직후 “하만 카돈도 갔었다. 급변하는 자동차 업계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직접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20년에도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를 깜짝 방문해 하만 제품을 살펴보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번 출장에는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최고재무책임자)도 동행했다. 박학규 사장은 하만 이사회 구성원이다.
지난해 6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인수 이후 사상최대 실적을 낸 하만은 올해도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900억원으로 SK증권은 올해 6250억원을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200억원의 2배에 이른 추치다. 지난해 매출은 10조390억원이었고 올해는 11조1800억원이 예상된다.
[SK증권 자료] |
다만 아직은 삼성전자 내 매출 비중이 미미한데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갈길이 멀다. 인수 이후 디네시 팔리월 전 최고경영자(CEO)가 그대로 중용돼 삼성만의 경영방식 이식이 늦어지면서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창출이 늦어진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부터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전장사업을 챙기고 고객사들을 만나면서 향후 수주 등에서 괄목할만한 효과도 점쳐진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BMW 등 독일 완성차 업체를 만났는데, BMW는 하만이 40여 년 간 관계를 맺고 있는 주요 고객사 중 하나다. BMW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했고 업계 최초로 럭셔리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인 ‘아이엑스(iX)’에 삼성전자의 5G(세대) 기술을 적용한 TCU(차량용 통신장비)를 적용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귀국하면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초격차를 강조했는데, 전장사업은 삼성전자가 매년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디지털 콕핏은 세계 최대 가전쇼 CES에서 매년 새로운 모습으로 공개되며 전장사업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CES2021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디지털 콕핏. [삼성전자 제공] |
하만은 지난해 디지털 콕핏 692만8000개를 생산했으며 전년 611만6000개 대비 13.2% 생산량이 증가했다. 지난 2월에는 독일 증강현실(AR)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아포스테라’도 인수했다. 아포스테라 솔루션은 디지털 콕핏에 적용돼 하만의 포트폴리오 및 기술력 강화가 기대된다. 디지털 콕핏도 고객사들로의 공급 확대 가능성이 열려있다. 실제 작년에는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로부터 삼성전자의 SoC(시스템온칩)를 적용한 차세대 디지털 콕핏을 수주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은 삼성전자의 IT(정보기술)·가전 기술과 자체 전장 기술을 융합한 프리미엄 디지털 콕핏을 2017년부터 공동 개발해 왔다”며 “잇따른 수주 성공은 삼성전자-하만의 시너지로 인한 전장 사업 성과가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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