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21억3000만원에 거래
개별 재건축 단지도 하락세 방어
호재 있는 고가주택에 관심 집중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 호재가 있는 일부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양천구에서도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실거래가 20억원을 넘어서는 사례가 등장했다. 이로써 서울 25개구에서 전용 84㎡ 아파트값이 20억원을 넘어선 곳은 11개구로 늘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5단지 전용 83.47㎡는 지난 2일 2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3년여 전인 2019년 5월 거래가격(13억2000만원)보다 8억1000만원 오른 신고가다. 해당 평형은 1848가구 규모의 대단지에서 20가구도 채 되지 않아 손바뀜이 적은 편이다. 양천구에서 전용 84㎡가 20억원대에 거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86년 준공된 목동신시가지5단지는 지난 2020년 재건축 정밀안전진단(1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뒤 현재 적정성 검토 단계에 있다. 다만 앞서 9단지와 11단지가 적정성 검토에서 나란히 탈락하는 등 현행 기준으로는 안전진단 통과가 쉽지 않다고 보고 새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기다리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단지는 6단지가 유일하다. 5단지는 저층동이 많아 14개 단지 중 용적률이 가장 낮고 대지면적이 넓어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은 높은 편이다.
전반적인 주택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는 수요가 이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결과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전날 발표한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3% 하락하며 4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대출규제 강화와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집값 흐름이 꺾인 것이다. 다만 재건축 추진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서초와 강남, 용산구는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기타 다른 자치구에서도 개별 재건축 단지에선 가격 하락세를 방어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31.49㎡는 지난 2일 47억6500만원에 매매거래를 체결하며 2개월여 전 비슷한 평형 아파트보다 가격이 6000만원 이상 올랐고, 같은 동 한양7차 전용 106.22㎡도 지난달 17일 39억8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작년 10월 최고가(38억원)를 훌쩍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과 단지, 특히 정비사업 등 호재가 있는 고가 주택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15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대출규제나 금리 인상과 사실상 무관하다”며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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