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주가 하락을 노리고 투자하는 공매도가 변동성 높은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이는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공매도 거래량은 이달 들어 하루 1000만건이 넘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787만건으로 다소 수그러드는가 싶었지만 22일 다시 1164만건으로 증가했다. 코스피는 21일 0.75% 소폭 상승했지만 22일 2.74% 급락했다.
가뜩이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그에 따른 한국의 무역환경 악화 등으로 울상을 짓는 국내 증시의 뺨을 때린 셈이다.
문제는 공매도 행렬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수 있단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차잔고는 이달 들어 다시 급증하기 시작해 19억주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대차거래를 통해 장외에서 빌려온 주식을 장내에서 공매도하기 때문에 대차잔고 증가는 공매도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출렁이자 금융 당국은 공매도를 일시 금지했지만 지난해 5월부터 규제를 완화해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대해선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금융위는 오는 3분기 추가적인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당장 주가 하락을 이유로 공매도를 손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 결정을 코앞에 두고 대표적 걸림돌로 지목된 공매도 제한이 다시 언급되는 것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MSCI는 23일(현지시간) 선진국지수 검토대상국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은 지난 9일 발표한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사실상 고배를 마셨다. 지배구조 문제, 배당금 공시 등과 함께 공매도 제한이 하나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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