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년대비 감소 전망
물가안정 요구 목소리, ‘에너지 물가’ 우선 안정화 해야…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산단에 위치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쇼크로 산업, 금융 등 경제 전반에서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자업계도 원가 경쟁력 약화로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에 물가안정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 등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주요 반도체·전자기업들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올 2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신한금융투자는 2분기 영업이익을 14조9180억원에서 소폭 감소한(0.2%) 14조8910억원으로 추산했다. 2분기 매출도 79조2780억원에서 78조3670억원으로 1.1% 낮춰 전망했다. 올해 매출은 324조3594억원에서 318조5059억원으로, 영업이익도 62조844억원에서 60조1329억원으로 내려 잡았다.
유진투자증권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6조3000억원에서 15조원으로 하향하고 연간 영업이익도 60조7000억원에서 58조300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권 메모리, 파운드리 기업들의 긍정적 전망과 달리 빅테크와 대형 유통 업체, 반도체 장비, 디지털 광고 업체들은 일제히 매출 둔화와 마진 하락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을 내기 시작했다”며 “그 사이 인플레이션은 더욱 높아졌고,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생각하기 힘들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도 28년만에 현실이 됐다”고 진단하면서 이같이 추정했다.
SK하이닉스도 연간 실적 전망치가 조정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을 당초 전망치인 18조1541억원에서 14.5% 낮춘 15조5182억원으로 예상했다. 예상매출도 60조6549억원에서 58조8074억원으로 3.0% 내렸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더 장기화되고 있다. PC 및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을 하회하며, 반도체 주문 둔화가 일부 확인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하반기 분기별 영업이익은 완만할 것”으로 분석했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전자 ‘LG 스마트파크’ 모습. [LG전자 제공] |
LG전자는 가격인상을 통해 원가상승 영향을 만회해보고자 하고 있지만 영업이익 감소는 막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 감소한 8670억원으로 추정했고 BNK투자증권은 전년대비 11% 줄어든 7845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지만, 원자재 및 물류비 상승 등 원가 상승을 반영해 올해는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물류비 상승 등 인플레이션이 수익성을 훼손하고 있고 원가 상승 압력은 2분기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했다.
▶물가안정, 에너지부터 우선=고물가에 기업은 물론 가계 등 경제 전반에 타격이 이어지면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소통플랫폼에도 물가안정에 대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소통플랫폼] |
대한상의 소통플랫폼에서 19일 현재(오전 10시 기준) 진행되는 제안 중 가장 많은 공감 수를 얻은 게시물은 ‘에너지 사용에 관한 물가 안정화를 우선시 해주세요’로 243건의 공감을 기록했다.
대한상의는 공감수가 200건이 넘으면 30일 안에 답하고 투표를 거쳐 건의화를 할지 바로 건의화를 할지 관련 부서가 판단하게 된다.
제안자는 “물가 중에서도 특히 에너지 사용에 관한 물가를 안정시키는게 중요하다”며 “경유 및 휘발유 같이 차량 이동에 쓰이는 화석연료를 비롯해 난방용과 취사용 에너지 사용 비용에 대한 물가를 안정화 시키는 것이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물가안정의 보편적 적용과 목표 사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각국의 통화 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데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물가상승에 고삐가 풀렸다. 특히 국제유가 폭등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도 물가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마진·임금인상 압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년 만에 최고인 4.8%로 종전(2.1%) 전망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할 것”이라며 물가안정 대책 마련을 예고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합위기’를 언급하며 “물가는 민생경제에 제일 중요한 부문인 만큼 모든 정책 수단을 물가안정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유류세 인하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통플랫폼은 지난해 11월 개설 이후 200일 넘게 운영됐고 1200건 이상 국민제안이 올라왔다. 국민이 제안하고 공감을 얻으면 대한상의가 정부에 건의하거나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플랫폼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물가가 크게 이슈가 되진 않았고 기업의 경우 상속세 개선 등에 대한 제안이 많았는데 최근 물가안정과 관련한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