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후판가 줄곧 가격 인상돼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한 LNG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수주 호황에도 조선업계 실적 회복이 더딘 가운데 협상 결과에 따라 적자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8일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제철과 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시작했다. 조선업계는 최근 후판 가격이 인상됐던 만큼 하반기 협상에서는 가격 동결에서 시작해 인하를 논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격 협상을 막 시작한 시점에서 동결을 논하기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철광석과 유연탄 등 후판 제조 원재료 가격을 반영해 t당 10만~12만원 인상하는 안으로 가격 협상이 마무리됐다. 각 조선사별로 보면 1분기 t당 후판 가격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121만5000원, 삼성중공업 125만2000원이다.
후판 가격은 지난 1년 새 두배 가까이 뛰었다. 2020년 후판 가격은 t당 6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약 10만원, 50만원씩 올라 지난해 말 t당 110만원으로 인상됐다. 2015년까지 후판 가격은 t당 110만원 안팎이었으나 조선업계 수주난을 철강업계가 분담하는 차원에서 2016년 60~70만원대로 인하한 뒤 지난해까지 사실상 동결돼왔다.
후판은 선박에 쓰이는 6㎜ 이상 두꺼운 철판으로 통상 제조원가에서 15~20% 차지하는 만큼 조선업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주 산업 특성 상 신규 수주 계약 금액은 일부 선수금을 제외하고는 배를 실제 건조하는 기간에 매출로 잡히는 반면 후판 가격은 당장 올해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2년치 이상 일감이 쌓인 상황에서는 신규 계약분의 이익이 2024~2026년에나 실현되는 데다 당시의 원자재 가격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실제 상반기 후판 가격 인상 영향으로 조선사들의 올해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사들은 원가 요인이 변동되면 변동분 만큼 충당금을 설정하는데 당장 후판 가격 인상분 만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상황에 놓인 탓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올해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조선업종은 올해 1조 1623억원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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