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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노총 "법인세 감세 아닌 대기업 감세...실패한 MB정부와 판박이"
"법인세 실질세율 17.5%...일자리 위한 감세는 꼼수"
"세수 부족, 노동자·서민에 대한 보편 증세 통해 보충"
"국민연금 개편, 사적 금융시장만 배불릴 우려 크다"
"근로시간 노사선택권, 대부분 사용자 의사에 따라 결정"

지난 4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간담회 참석, 발언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안은 법인세 감세가 아니라 대기업 감세다.”

한국노총은 16일 정부가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25%에서 22%로 인하한 데 대해 “기업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법인세 등을 완화하겠다는 것은 꼼수”라며 이렇게 논평했다.

한국노총은 “이미 우리나라는 연구 및 투자 부분에 대해선 법인세 감세를 적용하고 있다”며 “코로나 위기에서 기업의 투자 활성화 지원을 목적으로 종전의 조세특례제한법에서 개별적으로 적용되던 투자세액공제 조항들을 제24조의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신설해 통폐합한 이후 대기업들은 이미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5%지만 실질 세율은 2020년 기준 17.5%까지 내려갔다”는 설명이다.

노총은 특히 “법인세 초과세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 초과세수 17조원 중 96%인 16조3000억원이 10대 상위 기업에서 나왔다”며 “돈을 많이 벌었으니 법인세를 많이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떻게 특정 대기업들만 돈을 많이 벌었는지,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이익이 전체 기업들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할 방안을 강구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한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방안 추진 등을 일부 언급하고 있으나, 대중소기업 간 갑을관계의 현실에서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노총은 또 “과거 정부는 대기업 감세를 시행하고 세수 부족을 노동자와 서민에 대한 보편 증세를 통해 보충했다”며 “근로소득세 납세자 1인당 세금만 보아도 2013년 198만원에서 2020년 361만원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물가가 상승해 실질소득은 그대로인데 과표구간을 조정하지 않아 노동자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총은 “새정부가 법인세인하, 종부세와 양도세 감소 등 적극적인 대기업과 부자감세 정책을 시행하면서 세수 부족은 노동자 서민에 대한 증세로 충당하거나, 아니면 복지 축소를 통한 방식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재정 건전성 강화만을 강조하는 태도도 문제”리며 “공기업, 공공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지 않은 재정 건전성 중심의 성과주의 제고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선 “재정건전성 확보 중심의 공적 연금 개편과 사적 연금 활성화는 공적 연금의 부실화와 불신만 초래하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며 “공적 연금을 용돈 수준으로 추락시키고, 사적 금융시장만 배불릴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서는 “더욱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시간에 대한 노사선택권 확대를 강조하며, 건강보호 조치를 병행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노사선택권’, ‘노동자의 자기결정권’ 등을 명분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노조조직률 12%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노동시간 관리 및 통제는 사용자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따라서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 확대는 1일, 1주 노동시간 제한이 없는 제도적 허점을 노리고 집중적인 장시간노동을 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무분별한 노동시간 규제완화는 최장 주52시간제의 무력화와 과로사 등 노동자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가 새정부경제정책 방향에 ‘노동시장의 발전을 위해 대화를 우선하되, 노사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이란 문장을 포함한 것에 대해 “반노동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며 “대화가 아닌 협박”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특히 ‘민간중심 역동경제라는 명목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공공부문 및 연금개혁, 노동시장 개혁 등을 추진하겠다’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15년 전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판박이”라면서 “이명박 정부는 성장이 최선의 분배정책이며, 분배를 강조하는 정책은 성장을 저해한다는 성장우선론에 입각해 부자감세나 규제완화 등의 정책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성장도 신통치 않았고 분배는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조치 장기화 등으로 국제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우리나라도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소득분배 개선과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통해 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좀 더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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