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가, LCD 패널가격, 시장 상황 등 영향
연내 삼성-LG TV 동맹 결렬 가능성↑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3월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언박스 앤 디스커버' 행사에서 오프닝 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 TV에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하는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 문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올해 삼성과 LG의 OLED 동맹 결렬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OLED 패널 공급과 관련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상이 길어지면서 사실상 연내 제품 출시가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하기로 지난해 말 확정하고, 세부 사항에 대해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논의해왔다. 두 회사의 경영진 모두 협상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을 처음 언급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높였다.
지난해말 협업을 결정할 당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TV 라인업 확대 계획에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를 이용한 QD-OLED TV를 올해 출시하고,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 패널을 탑재한 OLED TV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올해 삼성전자는 QD-OLED TV 출시로 OLED TV 시장에 처음 발을 내딛긴 했으나, 이후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을 통한 OLED TV 라인업 확장은 이루지 못했다.
패널 공급 가격에 대한 두 회사의 이견이 좁혀지지 못했단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 측에 LCD 패널 수준은 아니더라도 LG전자에 공급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납품해주길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OLED 패널 시장 확대를 통한 회사 차원의 수익성 회복을 노리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삼성 요구에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LG디스플레이 제공] |
업황 변화로 인해 삼성전자가 서둘러 제품을 출시할 필요성이 낮아진 것도 협상 중단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삼성전자가 TV 사업 대부분을 의존하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의 하락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최근 32인치 LCD 패널 가격은 30달러로 한 달 전보다 20%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날(87달러)과 비교하면 65.5% 급감한 수준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55인치와 65인치 패널도 각각 한 달 간 7.3% 9.3%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늘어났던 TV 수요가 급감한데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까지 겹치면서 시세가 폭락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LCD TV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중국산 LCD 패널을 바탕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추가 투자 가능성도 변수로 제기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공급 능력이 개선되면서, 이와 관련된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TV 생산 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OLED 시장 성장세를 감안할 때 양사 간의 협상이 다시 진전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800만대로 추산된다. 올 1분기 OLED TV 출하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5%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협상 계약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다각적인 차원에서 검토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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