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더 강력한 투쟁으로 무기한 총파업”
파업 일주일째 참여율 30%, 운송방해행위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총파업 후 첫 주말 마라톤협상을 이어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총파업이 13일로 일주일째를 맞은 가운데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노조원들이 운행 중인 화물차를 향해 선전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토교통부는 13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지난 주말 실무협의를 벌인 결과에 대해 “화물연대와 논의한 사안에 대해 관계 기관과 협의 과정에서 일부 이견이 있어 결국 대화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국토부와 화물연대는 토요일인 지난 1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정부세종청사에서 10시간 넘게 대화를 한 데 이어 일요일인 전날에도 오후 2시부터 8시간 넘게 마라톤회의를 이어갔다.
국토부는 “화물연대가 국토부와 합의를 이뤘다고 주장하는 내용은 실무에서 논의된 것 중 하나로, 최종적으로 합의된 사항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에서 합의를 번복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화물연대의 주장을 반박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발표한 입장문에서 “국토부에서 제시한 대로 국민의힘, 화주단체를 포함해 ‘안전운임제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품목 확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을 약속한다’는 잠정안에 합의했다”면서 “그러나 최종 타결 직전 국민의힘이 돌연 잠정 합의를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또 “국토부는 화물연대와의 대화를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고,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질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국토부는 ‘국토부-화물연대’ 간 공동성명서로 바꿔서 추진할 것을 요구했고, 교섭은 최종 결렬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강력한 투쟁으로 무기한 총파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물연대는 지난 7일 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폐지 및 전차종·전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로, ‘3년 일몰제’여서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14개 지역에서 6600여명이 분산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화물연대 조합원(2만2000명)의 약 30%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에는 평택항에서 운송을 방해하고 경찰을 밀친 화물연대 조합원 2명이 검거됐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72.2%)은 평시(65.8%)보다 높은 수준이다. 장치율은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로, 파업 첫날(68.1%) 이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부산항, 울산항 등 일부 항만에서 국지적인 운송방해행위가 나타나 평시보다 반출입량은 30~40% 수준으로 줄었다.
철강, 타이어, 시멘트,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 현장에서 출하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생산 중단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시멘트는 평소 대비 출하량이 급감해 일부 레미콘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정부는 주요 물류거점에 경찰을 배치해 운송방해행위 등 불법행위를 차단하고 운행차량 보호조치 등에 나섰다. 군 위탁 컨테이너 수송 차량 등 대체운송수단도 투입 중이다. 국토부는 “긴급 물량은 경찰의 보호를 통해 반출하고 있다”며 “기업별 자체 운송인력 투입, 정부의 비상수송대책 등을 통해 물류피해 최소화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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