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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에 따라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이 리터(ℓ)당 2070원 선을 넘으면서 날마다 최고가를 갈아치고 있는 가운데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또다시 추월했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2073.40원으로 휘발유 가격(2073.00원)을 넘어섰다.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4.40원 올랐지만, 경유는 하루 만에 5.41원 오르면서 가격이 역전됐다. 보통은 경유보다 세금이 많이 붙는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싸기 마련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의 여파로 유럽을 중심으로 경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난달 11일 기준으로 경유 가격(1947.59원)이 휘발유 가격(1946.11원)을 추월한 바 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돈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후 휘발유 가격이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 28일 ℓ당 2007.62원을 기록해 경유 가격(2005.62원)을 재차 넘어섰으나 16일 만에 다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돌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신기록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이달 11일 2064.59원을 기록하며 10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 기록(2012년 4월 18일 2062.55원)을 갈아치웠다.
국내 경유 가격은 이미 지난달 12일 1953.29원을 기록하며 기존의 최고가(2008년 7월 16일 1947.74원)를 경신한 데 이어 매일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경유 가격이 지난주에만 배럴당 10달러 이상 올랐다"며 "국제 유가가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주나 다다음 주 가격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경유는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한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이 하반기 국제 유가 상승세를 점치고 있어 제품 가격을 밀어 올리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격 진정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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