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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번 오른 물가 ‘웬만해선 안 내려간다’…가계도, 기업도 장기전 대비해야 하는 이유
전세계적 인플레 실효적 해법 힘들어

1970년대 석유파동·MB(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 시절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 기조적 물가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가 총력전을 다짐했지만 전 세계적 인플레 현상 속 실효적인 해법을 내놓기는 어렵다.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의 장기전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평균은 4.32%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 전망은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4.8%로 잡았다. OECD 전망이 맞는다고 가정하면 현재까지 이어진 물가상승률 평균보다 거센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통계청도 전월비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지 않는 한 5%대에 달하는 전년 동월비 물가상승률이 6월에도 이어진다고 봤다. 물가상승세가 아직 정점에 다다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세 원인은 원유 가격 상승 등에 비롯한 공급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와 비슷한 현상 중 최근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 일어났다. 당시에도 고유가와 곡물 가격 급등이 인플레 주범이었다.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경유 전국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휘발유를 앞지른 것도 이때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동안 2개년도(2008년·2011년)에서 4%대 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4년 내내 인플레이션에 시달린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6%를 기록했다.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8년 7월 5.9%로 정점을 찍은 후 하강 곡선을 나타냈다. 다음해 같은 달인 2009년 7월엔 1.6%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종료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였다.

그다음달인 2009년 8월 2.2%를 기록한 물가상승률 전년 동월비는 2010년 1월 3.5%로 다시 3%대로 뛰었고,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2011년 3월 4.1%로 4%대를 기록했다. 이후 물가상승률은 2011년 8월로 4.7%까지 뛰었다. 2012년에 들어서고 나서야 인플레이션은 안정세를 찾았고, 장기 저물가 시대로 접어들었다.

윤석열 정부도 같은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가계와 기업이 장기전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직접 나서 물가총력전을 펼치겠다고 했지만 대외 변수가 좌우하는 물가상승세를 막기엔 한계가 뒤따른다. 추 부총리는 식용유·돼지고기 등 주요 식품 원료 7종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하는 등 원자재 가격 조정에 나섰다. MB 정부 때도 곡물, 석유제품 등 할당관세를 인하했다. 유류세 인하도 현재와 비슷한 정책 방향이다.

MB 정부 때는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물가 당국처럼 일부 역할한 것도 이때다. 그럼에도 4년 내내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대외 변수로 인한 공급 측면 물가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대응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추 부총리는 “물가를 강제로 끌어내릴 방법이 없고 만약에 그렇게 하면 경제에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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