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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뒤덮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한국도 못 피한다
폭발적 유동성이 전쟁·공급망 악화 만나 인플레
급격히 오른 물가가 경기침체 유발
전세계 성장률 3%…한국도 2.7% 예상
1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연합]

[헤럴드경제]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하려고 세계 각국이 풀었던 유동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를 만나 인플레이션 공포로 돌아왔다. 우리나라 역시 자동차 가격이나 유류비 등이 폭등하면서 인플레 여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재택근무에서 출근 체제로 복귀한 직장인들은 껑충 뛰어오른 점심값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만원 이하로는 만족할 만한 식사 메뉴를 찾기 어렵고 식후 커피 값까지 생각하면 점심 지출로만 1만5000원이 사라지고 있다. 점심(런치)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합한 신조어 런치플레이션이 한국을 점령한 것이다.

런치플레이션의 원인은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애그플레이션에서 촉발됐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곡물 등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일반 물가도 오르는 현상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년 평균 100 기준)는 5월 157.4포인트로 1년 전보다 22.9%나 폭등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3월(159.7)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작년 5월보다 5.4% 올라 거의 14년 만에 5%대를 기록했다.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밀가루 등 가공식품 물가가 7.6% 뛰었다.

에너지(Energy)발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이(E)플레이션도 강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6.5∼6.9)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24.5원 오른 L(리터)당 2037.5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유류세 인하율이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되면서 5월 첫째 주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44.2원 내렸지만 이후로는 5주 연속 가격이 오르고 있다.

기름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것은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한 것을 비롯해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 비용 증가에 프랑스, 영국, 싱가포르 등이 잇따라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한국전력은 3분기에는 국내 전기료 인상을 예고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는 침체에 빠지는데 물가는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70년대 말 오일 쇼크 이후 50여 년 만이다.

지난 7일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4.1%에서 2.9%로 낮추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공급망 차질,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세계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많은 국가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4.5%에서 3.0%를 하향 조정하고 회원국들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4%에서 8.8%로 대폭 높였다.

마티아스 코먼 OECD 사무총장은 “전 세계 국가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이는 인플레 압력을 키우며 실질 소득과 지출을 억제하고 경기 회복을 꺾는다”고 지적했다.

OECD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낮추고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2.1%에서 4.8%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나라 1분기 경제는 전 분기 대비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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