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모욕행위 등 자제 요구도
상임위 국방위·외통위·환노위 順지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궐선거 승리로 국회에 입성한 첫 주, 의원실 정돈과 강성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 관리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였다. 지선 패배 '책임론'과 그의 차기 당권 도전을 점치는 당 안팎 시선이 한꺼번에 쏠리면서 다소 자세를 낮추고 정치적 메시지를 최소화했지만, 거물급 인사의 국회 입성에 작은 행보들만으로도 숱한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 의원이 첫 등원한 지난 7일은 국회 내 모든 관심이 이 의원에 쏠렸다. 국회 정문 앞 담장에 열성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이 늘어서면서 사뭇 들뜬 분위기가 감지됐다. 첫 등원에 의원회관 818호에 마련된 이재명 의원실 앞에 취재진이 장사진을 치고 대기하기도 했다.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9시40분께 취재진과 만난 이 의원은 의정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재명 책임론'에 대해 "국민과 당원, 지지자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듣고 있다"고 했고, 전당대회 출마설에 대해서는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다. 아직까지 전당대회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이날 예정됐던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한 민주당 의원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관련 질문에 "오늘은 제가 참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라고 답하며 '책임론' 공방이 이어질 의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대선 경선 때부터 자신을 도운 10명의 의원들과 만찬을 가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은 이 의원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선거 과정에서 고생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등원 둘째날인 8일에는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당선자 방문을 받았다. 김 당선자는 이 의원에게 전임 경기지사로서 조언을 부탁했고, 이 의원은 당선 축하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 경쟁하다 단일화에 성공, 이후 6·1 지방선거에서 선거운동을 함께한 두 사람의 만남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 의원은 따로 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지난 9일에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등 열성 지지층에 대해서 '단속'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앞서 이 의원의 열성 지지자가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한 홍영표 의원의 사무실에 '대자보 테러'를 해 논란이 커졌고, '친문(친이재명)' '친낙(친이낙연)'계 의원들에 대한 '문자폭탄'이 이어지며 이들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민주당 안팎에서 흘러나온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비호감 지지활동은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된다"며 "민주주의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의와 지지를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는 면에서, 네거티브 방식은 효율적이지도 못하다.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고,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7일 오전 국회 정문 앞 담장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첫 출근을 축하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 |
이 의원이 이처럼 당 안팎으로 커진 책임론을 축소하고 기반을 다지는 행보를 이어갔지만, 동시에 국회에 입성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광폭 행보에는 다소 비견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안 의원은 7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인수위 백서를 전달했고, 이튿날에는 백서 발간 브리핑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국회 소통관을 직접 찾아 취재진에 간식을 전달하고 직접 인사하는 등 스킨십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의 상임위 지망도 윤곽이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를 1순위 희망 상임위원회로, 2지망으로는 외교통일위원회, 3지망은 환경노동위원회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위나 외통위는 안보, 통일 등 굵직한 분야를 다루는 상임위로 여야 지도부나 다선 중진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특히, 이 의원이 2지망 외통위로 배정된다면, 안철수 의원 역시 외통위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여야의 '잠룡' 외통위에서 마주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