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韓, 국민 눈에 따라 별의 순간 잡을 수도”
이준석 “굉장히 매력 있는 인물…크게 입문해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놓고 ‘별의 순간’을 언급하면서 향후 한 장관의 정치적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선 발표 당시부터 파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정치권의 주목을 받은 한 장관은 패션, 청문회 영상 등으로 ‘팬덤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 장관이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 응답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한 장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장관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함께 처음으로 등장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다음 대통령감으로는 누가 좋다고 생각하나’고 물어본 결과, 한 장관은 김 당선인과 함께 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15%), 오세훈 서울시장(10%),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6%), 홍준표 대구시장(5%) 뒤를 이은 수치다. 조사는 후보군을 불러주지 않고 자유 응답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지지층 응답을 살펴보면, 오 시장이 20%였고, 한 장관은 안 의원, 홍 시장과 함께 9%를 얻었다.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짐작할 수 있는 결과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렇듯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진 한 장관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라디오 방송에서 “한 장관이 앞으로 법무부 장관 직책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국민 눈에 비치느냐에 따라 본인도 별의 순간도 잡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 전 위원장이 언급한 ‘별의 순간(Sternstund)’는 독일어권에서 운명의 순간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김 전 위원장은 유력 대권주자 가능성이 보이는 인사에게 ‘별의 순간’이라는 표현을 쓰곤 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직후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2011년 별의 순간을 놓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윤석열 정부 내각에서) 새로운 인물이 한 장관 외에는 별로 없다. 나머지는 과거에 우리가 다 경험해봤던 사람들”이라며 “40대 장관이 지금 한 사람밖에 없다. 가급적 우리가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7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국가를 경영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한 장관이 가장 신선하게 보인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연합] |
김 전 위원장의 한 장관에 대한 호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한 장관이 지명된 시기인 지난 4월에도 “한 후보자의 경우 본인의 능력이나 자질로 봐서 하나도 손색이 없다”며 “윤 대통령이 당선되는 과정을 보면 처음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으로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 후보자가 가장 고초를 겪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당장 한 장관의 정치 행보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선 한 장관의 정치적 파급력에 기대감을 갖는 분위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굉장한 매력이 있는 인물이라 크게 입문해야 한다”며 “보수 정당에서 볼 수 없는 유형이라 우리 당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한 장관이) 정치를 결심한다면 그에 걸맞은 위상으로 정치를 시작하면 좋겠다”며 “2년 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초 출마 같은 건 안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