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 병을 앓다 새 삶에 도전해 체력 부문에서 2건의 기네스 세계 신기록 보유자가 된 지미 최씨의 삶이 지역 언론에 소개돼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 NBC방송의 도전 프로그램 ‘아메리칸 닌자 워리어’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한인 동포 지미 최(47)씨의 남다른 사연이 지역 매체에 소개돼 화제다.

그는 완치 치료제가 없어 불치병으로 분류되는 파킨슨병을 20년째 앓고 있지만, 체력 관련 2개 부문에서 기네스 세계 신기록 보유자다.

시카고 언론은 9일(현지시간) 시카고 교외도시 볼링브룩에 사는 지미 최(47)씨가 최근 2번째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공식 인정받았다며 “파킨슨병조차 그를 막을 수 없다”고 보도했다.

최씨는 2020년 ‘플라이오메트릭 측면 팔굽혀펴기’에 도전, 주어진 시간 1분 내에 35개를 완수하며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어 지난해 ‘체스트-투-그라운드 버피(팔굽혀 폈다 일어서기 반복 운동)’ 종목에서 1분에 30개를 해내며 또 한번 세계 최고 기록을 깼다.

2017년 ‘아메리칸 닌자 워리어’에 출연할 당시의 지미 최씨. [NBC]

최씨는 퍼듀대를 졸업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27세 때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고등학교 재학시절 농구·축구·레슬링 대표팀에서 활동한 만능 스포츠맨이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수년 동안 우울한 시간을 보내던 그는 어느 날 뜻하지 않게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겪은 후 삶이 극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최씨는 “겁에 질린 얼굴로 걱정스레 나를 내려다보는 아내와 아이들 얼굴을 보고 나서 ‘내 삶과 건강 상태를 총체적으로 바꿔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지팡이를 짚고 동네를 산책하는 일을 시작했다. 산책이 걷기운동으로, 걷기운동이 달리기로 발전했다. 최씨는 지금까지 마라톤 16차례, 하프마라톤 100차례 이상을 뛰었다. 마라톤보다 거리가 더 긴 울트라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 등 다양한 스포츠에 도전했다.

2017년 ‘아메리칸 닌자 워리어’에 출연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영화 ‘백투더퓨처’ 주연 배우 마이클 J. 폭스(61)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설립한 폭스재단의 모금 활동에도 참여하는 가 하면 강연 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부인과 함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지원 기금 70만 달러(약 8억8000만 원) 이상을 모금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