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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으론 고물가에 소비 위축, 밖으론 세계경제 둔화
내우외환 한국경제 어디로
공급망 불안에 수출 적신호
경제 경착륙·불황 본격화 우려

우리경제에 드리운 내우외환(內憂外患) 복합위기의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물가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내수 수요 증가 등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6%대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 둔화와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령,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올해 1~5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은 78억5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기준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92억6000만달러 적자 이후 25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1994년 8월 이후 28년여만에 처음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는 등 우리 경제의 주춧돌인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정부의 정책 대응이 미흡하다면, 민간 경제 주체의 심리가 위축돼 경제가 급강하하는 경착륙과 불황 국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관련기사 6·19면

7일 경제계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은행, 통계청 등 주요 기관은 당분간 5%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유는 현재 고물가 원인이 되는 변수들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만큼 국제유가·곡물 가격이 내려갈 요인이 없고 글로벌 공급망 역시 빠른 속도로 복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조치가 해제된 상황에서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의 상승세 또한 인위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영역이다.

전문가 사이에선 6%대 물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6%대 상승률은 1998년 11월(6.8%) 이후 2000년대에 들어와 한 번도 없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5.4%로, 5%대 중반까지 뛰어오르면서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 중후반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산업생산·소비·설비투자 지표가 지난 4월 전달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세 지표가 동반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 2월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경기 선행지표도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우리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도 대형 악재로 꼽히는 가운데 중국과의 교역에도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2000년에 들어와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달(-11억달러)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국의 통화 긴축 후 신흥국 금융 불안 가능성, 엔저 장기화에 따른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 하락 등도 수출의 위험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경기가 횡보하며 경제 성장률이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책 대응이 실기(失期)할 경우 ‘경착륙’ 또는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저성장·고물가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시적 물가안정 노력과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 확보를 통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 확충을 도모해야 한다”면서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한 공급망 안정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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