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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형’ 비대위 띄운다지만…민주, 전당대회 블랙홀로
쇄신 ‘골든타임’ 소멸하나…당권 경쟁 본격화
혁신형 비대위 실상 제한적, 전준위 겸할 듯
‘전대 룰’ 둘러싸고 친명-반명 힘겨루기 시작
이재명 첫 등원서 “출마 깊이 생각하지 않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당 내 내홍에 휩싸였다. 새로 꾸려질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 성격과 오는 8월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이견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대선 및 지선 평가, 쇄신안 마련을 당면 과제로 꼽고 있지만 ‘리더십 공백’ 상황에서 내부투쟁에 빠진 민주당 모습이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당권 도전이 기정 사실화된 이재명 의원을 ‘지선 패배 책임론’으로 저지하려는 당내 세력과, 이를 돌파하려는 친이재명(친명)계 힘겨루기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발전하는 모양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재창당의 심정으로 국민이 ‘그만하면 됐다’고 하실 때까지 혁신하겠다”며 “연휴동안 당내외 여러 의견을 청취한 결과 당장 네탓, 내탓 싸우지 말고 냉철한 집단적 자성부터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중진 의원들과의 간담회,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 시·도당위원장 및 원외지역위원장과 연석회의를 잇따라 열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조속한 비대위 구성과 출범 필요성에 공감하고, 9명 내외의 비대위원 구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이번주 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비대위원장직에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유인태·원혜영 전 의원 등 원로그룹과 김영춘·이광재 전 의원, 이상민·우상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계파색이 약한 중립적 인사가 나서는 것이 당 쇄신 단추가 될 것이란 공감대 안에서 개혁성을 띠는 인물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번에 꾸릴 비대위 성격을 ‘혁신형’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관리형’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선 후 80여일만에 지선을 치르느라 미뤄왔던 선거 평가와 당 쇄신안을 마련하는 적극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당위성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미 ‘패배 책임론’ 내홍 중인 당을 통합하고 당권 경쟁 룰을 세팅해야 하는 과제가 우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성격과 역할도 관건이다. 당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전준위 역할을 비대위가 겸할 것이냐, 아니면 전준위를 따로 둘 것이냐 (하는 것도 쟁점이다). 전준위를 따로 둔다고 해도 결국에는 비대위가 인준해야 하는 것”이라며 비대위가 전준위 역할을 일부 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당대회 룰을 두고 표면화된 친명·반명(반이재명)계 갈등에 이미 혁신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룰에 따라서 22대 총선 공천권을 쥔 당권 유불리가 극명하게 갈리는만큼, 비대위가 제시할 혁신안보다 룰 세팅에 사활을 건 정쟁이 이어질 것이라 보는 구성원들이 대다수다.

친명계에서는 지난 3·9 대선 이후 대거 입당한 ‘개딸(개혁의 딸)’ 등 이재명 의원 지지층에게 권리당원 투표권을 부여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친문재인·친이낙연계 등을 포함한 반명계에서는 ‘전당대회 6개월 이전까지 입당한 권리당원이 지난 1년간 6회 이상 당비를 냈을 때 투표권을 부여한다’는 당헌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재명 의원의 다음 수순인 당권 도전을 앞두고 ‘책임론’에 맞서 친명계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 의원은 이날 첫 등원한 자리에서 “아직 국회 ‘0.5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할 일이 많기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전당대회까지는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책임론과 관련해서도 “국민들과 당원, 지지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겸허히, 열심히 듣고 있다”며 소극적 언급을 내놓는 데 그쳤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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